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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성하는 리더 배트맨
」벤 애플렉은 외톨이를 면한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처음 코스튬을 입고 모인 날은 다들 신나서 정신없이 ‘셀카’를 찍었다. 누구 하나라도 SNS에 올릴까봐, 스튜디오 관계자들이 바짝 긴장했지(웃음).” 웨인의 새 애마도 주목하자. 비디오게임 프로모션용으로 선보였던 ‘메르세데스 벤츠 AMG 비전 그란투리스모’ 모델을 오직 영화를 위해 특대 사이즈로 새롭게 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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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심장의 전사 원더 우먼
」이번 영화의 배경은 제1차 세계대전이 무대였던 솔로 영화에서 100여 년 지난 현대. 아마존 데미스키라 왕국의 공주, 원더 우먼은 이제 다이애나 프린스라는 이름으로,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의 유물 복원사로 일하고 있다. 그런 그에게 배트맨이 가장 먼저 연락한 이유는 간단하다. 불사신에 가까운 초인적인 힘과 민첩성, 전투력뿐 아니라, 누구보다 헌신적이고 선의로 가득한 심장을 가졌으니까.
‘저스티스 리그’ 촬영 중 둘째를 임신한 가돗. 아침마다 엄청난 입덧과 편두통에 시달리면서도 연기를 해낼 수 있었던 저력을 그는 이렇게 귀띔했다. “원더 우먼으로 캐스팅되기 바로 직전, 나는 무척 지쳐 있었고 거의 연기를 그만둘 뻔했다. 잭(스나이더 감독)의 러브콜을 받은 그 순간을 지금도 잊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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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알탄 수다맨 플래시
」이제 막 자신의 능력을 깨우치고 있는 그의 몸속에선 엄청난 속도의 분자 운동이 이뤄지고 있다. 덕분에 빠른 회복력과 속사포 ‘말빨’까지 덤으로 얻었다. 흥이 넘치다가도 혼란스럽고 겁에 질려버리는 이 정신없는 역엔 ‘신비한 동물사전’(2016, 데이비드 예이츠 감독) 등에서 불안정하고 예민한 캐릭터에 두각을 보인 에즈라 밀러가 낙점됐다. 어릴 적부터 코믹스 열혈 팬이라는 밀러는 암살자로 활약하는 세 노파에 대한 코믹스 시리즈를 직접 만들기도 했다고. 플래시의 움직임을 연마하기 위해 그는 2년간 댄스와 무술을 연습하며 중국 우당산까지 다녀왔고, 반사 신경을 따로 훈련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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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의 주인 사이보그
」피셔는 “사이보그는 기술과 관련한 모든 것과 호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24시간 자신의 몸으로 흡수되는 전 우주의 정보와 기술을 이용해 정교한 무기를 제어할 뿐 아니라, 하늘을 날고 홀로그램을 투사할 수도 있다. 아직 본인이 깨닫지 못한 힘이 무궁무진하다.” 어쩌면 사이보그에겐 적과 싸우는 것보다 너무도 낯선 스스로를 받아들이는 게 더 어려울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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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중 왕국의 짐승남 아쿠아맨
」TV 시리즈 ‘왕좌의 게임’(2011~, 미국 HBO)과 영화 ‘코난:암흑의 시대’(2011, 마커스 니스펠 감독)에서 용맹한 전사 역으로 인상을 남긴 하와이 출신 배우 제이슨 모모아가 배역을 꿰찼다. “코믹스에 그려졌던 전형적인 외양은 아니지만, 모모아의 약간 ‘로큰롤’적인 분위기가 아쿠아맨을 더 실감나고 ‘쿨’하게 만들어 주리라 생각했다”고 스나이더 감독은 말했다. 아쿠아맨 코스튬 역시 그가 원래 갖고 있던 왼팔 문신 문양에서 착안한 것. “달리는 배트 모빌에 매달릴 때 가장 짜릿했다”는 모모아. 그를 두고 애플렉은 “실제 삶 자체가 수퍼 히어로 같은, 멋진 사람”이라며 놀라워했다.
나원정 기자 na.wonjeong@joongang.co.kr 사진=워너브러더스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