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회째를 맞은 인천다큐포트는 제작에서 배급까지 모든 단계의 비즈니스를 지원하고, 다큐 산업 전문가들과 네트워크를 제안하며 실질적이고 효율적인 마켓으로 자리잡기 시작했다. 11월 2일부터 5일까지 나흘간 각국에서 모인 다큐인들의 열정이 고스란히 전해졌던 현장의 열기를 전한다.
국내 유일의 다큐멘터리 전문 마켓
인천다큐멘터리포트 2017
“인천다큐포트는 제작비를 확보하고 비즈니스를 하는 자리지만, 나는 인천다큐포트가 어려운 환경 속에서 자신의 작품을 위해 노력하는 다큐 감독들에게 지속적으로 함께할 수 있는 파트너와 동료, 친구들을 만들어 주는 곳이 되길 바란다.”
조지훈 프로그래머의 말이다. 인천다큐포트가 빠르게 아시아 다큐계의 구심점이 된 비결은 아마도 같은 마음으로 모인 이들의 네트워킹 덕분 아닐까.
올해 인천다큐포트는 행사 일정을 3일에서 4일로 늘리고, 자체 프로그램인 ‘비즈 토크’ 비중을 키웠다. 이번 비즈 토크에선 아시아 다큐가 발전하기 위한 방안 모색과 한국 다큐의 해외 배급 성과와 한계, 노르디스크 파노라마 소개, 그리고 성공적인 후반 작업을 위한 팁 등을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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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채롭고 수준 높은 피칭
」아시아 다큐 피칭은 사회적 문제부터 가벼운 소재까지 다양한 이슈로 가득했다. 미얀마와 태국 국경에서 난민 신분으로 살아가는 소년의 이야기를 그린 ‘소년병’(논타왓 눔벤차폴 감독)과 납치된 후 성매매 시장에서 거래되는 인도 소녀의 비밀을 파헤치는 ‘미씽’(미리암 챤디 메나체리 감독)은 디시전 메이커들에게 “사회적 이슈를 섬세하게 다뤘다”고 평가받았다.
또한 첫 장편영화 ‘복숭아 꽃 피는 곳’ 피칭에 나선 지앙 춘화 감독은 남녀가 엄격하게 격리된 교화 학교에서 벌어지는 첫사랑 이야기를 선보이며 부산국제영화제 김영우 프로그래머로부터 “아이들의 시선을 따라가는 연출이 따뜻하고 유쾌해 인상적”이라는 호평을 받았다. 석탄 광부들이 갇혀 일만 했던 오키나와의 이리오모테섬에 사는 92세 하시마 할머니를 다룬 ‘푸른 감옥’(후앙 은유 감독)은 미국 POV로부터 “역사적으로 의미가 있는 이야기”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시네마달 김일권 대표는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은지 명확하게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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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테랑 감독들의 무게감 돋보인 피칭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의 외침을 담은 ‘나의 마음은 지지 않았다’(2009) ‘다이빙벨’(2014)을 연출한 안해룡 감독은 지금껏 존재가 거의 알려지지 않은 북한의 일본군 위안부 피해 여성들을 이야기하는 ‘분노-우리는 침묵하지 않는다’(이하 ‘분노’)를 소개했다. KBS 임기순 프로듀서는 ‘분노’에 대해 “우리가 미처 몰랐던 북한의 위안부 할머니들을 찾아 나서는 방식이 흥미롭다”고 호평했다.
세월호 참사를 다룬 프로젝트들은 디시전 메이커들의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다. 세월호 사고로 막내딸을 잃은 엄마 이야기 ‘다시 오늘’(김동빈 감독)과 세월호를 수색했던 민간 잠수사들의 현재 모습을 다룬 ‘로그북’(복진오 감독)은 “우리가 잊지 않고 해야 하는 이야기”라는 평가를 받았다.
14대 서울시장 김현옥을 파헤치며 대한민국 근현대사를 이야기하는 ‘부르도자는 고독하다’는 “해외 협업이 가능한 이야기”(POV)라는 평과 “이야기를 정돈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EBS)이라는 조언을 함께 받았다. 인도네시아 쓰레기 마을에서 플라스틱을 주워 생활하는 아이들의 여정을 보여주는 ‘벗어날 수 없는 산’은 디시전 메이커들로부터 “강렬한 주제, 호소력 있는 이야기”라는 호응을 얻었다.
올해 인천다큐포트에서 진행된 비즈니스 미팅은 지난해 239건보다 무려 127건이 늘어난 366건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5일 진행된 폐막식에선 현물지원을 포함한 24개 부문 수상작을 발표했고, 총 37편의 프로젝트가 수상의 기쁨을 안았다.
주요 수상 결과
베스트 코리안 프로젝트 | 3000만원
벗어날 수 없는 산(문창용 | 문창용)
베스트 아시안 프로젝트 | 각1500만원
불이 들어오면(아누파마 스리니바산·아니르반 두타 | 아니르반 두타)
소년병(논타왓 눔벤차폴 | 존 바달루·캄타치 나파타룽)
베스트 러프컷 프로젝트 | 2000만원
피의 연대기(김보람 | 오희정)
다큐 스피릿 어워드 | 각 1000만원
다시 오늘(김동빈 | 김동빈)
땅 밑에 우는 미래(항 팜 뚜 | 주얼 마라난)
베스트 신인 프로젝트 | 1000만원
불꽃페미액션(윤가현 | 마민지)
CGV아트하우스상 | 2000만원
카운터스(이일하)
대명컬처웨이브상 | 500만원
엄마와 나(연왕모 | 연왕모)
이지영 기자 lee.jiyoung2@joongang.co.kr 사진=인천다큐멘터리포트(이재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