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모든 투덜거림 답할 필요 없다”…유성엽 “하는 꼴이 초딩 수준”

중앙일보

입력 2017.11.07 16:59

수정 2017.11.07 2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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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른정당 분당(分黨)으로 본격화된 시작된 국민의당의 내분이 계속되고 있다. 안철수 당 대표가 당내 반발에 대해 “모든 투덜거림에 답할 필요가 없다”고 선을 그은 가운데, 유성엽 의원은 “하는 꼴이 초딩(초등학생) 수준이라는 비난을 자초할 것”이라며 안 대표를 비판했다.  
 

국민의당 유성엽 의원(왼쪽)과 안철수 대표. 중앙포토, 최승식 기자.

안철수 대표는 현지시간으로 6일 이스라엘에서 기자들을 만나 당내에서 제기되는 책임론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안 대표는 7일 오후 귀국해서는 “어떤 이야기가 당을 위한건지 분란을 위한 건지 다 안다”며 “당을 위한 것이라면 귀를 기울이고 열심히 노력하겠지만 분란에 대해서는 그렇게 대처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통합ㆍ연대 주장하던 국민의당이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는 신세가 됐다”(박지원 전 대표)는 지적에는 “바른정당 분당은 예견됐던 것 아니냐”면서 “예견하지 못해야 닭 쫓던 개”라고 반박했다.  
 
하지만 당내에서는 반발이 계속됐다. 유성엽 의원은 7일 오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지도부가 고작 한다는 것이, 당내 중진의원에게 ‘나가라’고 막말을 해대고 있을 뿐”이라면서 “‘하는 꼴이 딱 초딩(초등학생) 수준’이라는 비난을 자초할 것이라는 게 국민적 인식이 아닐까”라고 꼬집었다. 유 의원은 “(당대표로서) 자격이 아직 부족하다고 생각한다”며 “저와 같은 생각하는 의원 다수”라고 말했다.  한 때 안 대표계로 분류됐던 이상돈 의원도 라디오에 나와  “안철수 대표가 최고위원회의 리더십은 이제는 상당히 추락했다”며 “특히 지역구 의원들의 절대 다수가 현 지도체제와 같이 갈 수 없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이상돈 의원 등을 중심으로 집단지도체제 구성 등이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안 대표를 사퇴시킨 후 장병완 의원과 정동영 의원 등을 비대위원장으로 세우는 방안이다. 동교동계를 중심으로 한 고문단에서는 “바른정당이 붕괴된만큼 민주당에 더 힘을 실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이미 동교동계 고문들의 마음은 국민의당에서 떠났다”고 말했다.  


하지만 국민의당이 내분이 분당으로 치달을 가능성은 적다. 우선 당원의 과반의 지지를 받아 선출된 당 대표를 내리기엔 명분이 없다. 안 대표 측 관계자는 “집단적 움직임은 없는 것으로 안다”며 “전당대회 때 당원의 지지를 받아 선출된 대표인데 무슨 명분으로 끌어내릴 수 있냐”고 말했다. 호남에 지역구를 둔 초선 의원은 “더불어민주당에서 박지원ㆍ천정배ㆍ정동영 의원 등을 품는 게 쉽겠냐”며 “나갈 곳도 마땅치 않은 이상 내부에서 권력투쟁을 계속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유성엽ㆍ조배숙ㆍ주승용ㆍ장병완ㆍ황주홍 의원 등이 참여한 조찬 모임에서는 “안 대표가 너무 했다”는 이야기가 나왔다고 한다. 장병완 의원은 “안 대표를 만나 치열한 토론을 해 문제를 풀어야 한다”면서도 “호남 민심을 전가의 보도처럼 사용한다고 한 건 너무 나갔다”고 말했다.  
 
당내에서는 안 대표 체제가 들어선 후 이같은 갈등은 예견된 수순이라는 분석도 많다. 안 대표는 대선 후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통해 중도ㆍ보수로 외연을 넓혀 지지층을 넓히겠다는 구상을 세워왔다. 안 대표가 복귀한 후 당내에서는 “안 대표 머릿속에는 바른정당과의 통합 밖에 없다”는 말이 나왔다. 안 대표와 가까운 한 의원은 “바른정당이 분당됐더라도 당 통합을 통해 비어있는 중도ㆍ보수층을 장악해야 당의 희망이 있다”고 말했다.  
 
반면 박지원 전 대표 등을 중심으로 한 호남 중진들은 “지역기반인 호남을 먼저 지켜야 한다”는 논리로 맞섰다. 안 대표를 비판했던 유 의원도 “호남을 단단히 자기 지지로 끌고 가며 외연을 확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게다가 박 전 대표 등 광역선거에 출마할 후보군의 경우 호남 지역에서 지지를 받는 문재인 정부와 각을 세우는 게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안 대표는 반문재인 세력의 대항마로 서 다음 대선을 보고 있고, 호남 의원들은 지방선거를 보고 있다”며 “서로 보고 있는 시간표가 다른 만큼 갈등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안효성 기자 hyoza@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