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얼굴의 트럼프?’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7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방일기간 동안 전혀 다른 두 사람의 모습을 보였다며 뼈있는 지적을 했다. 오늘부터 트럼프 대통령을 맞는 한국도 참고할 만한 내용이다.
제 1의 트럼프는 “일본은 보석 같은 동맹국”이라고 말하며 일본과 아시아 전략에서도 발을 맞춰준 트럼프다. 아베 총리도 “미일동맹의 역사에서 두 정상이 이렇게까지 농밀하고 깊은 인연으로 엮인 1년은 없었다”며 자찬했다.
'제1의 트럼프' 미일동맹 친밀감 강조
'제2의 트럼프' 무역 불공정 강경 자세
트럼프 경제관은 여전히 '80년대' 머물러
닛케이 "안보는 긴밀한 연대, 경제는 독자적으로"
"진짜 친구라면 쓴 소리도 해야" 조언
지난해 대통령 선거 중 트럼프가 보여준 대일(對日)관은 1980년대에 머물러 있었다. 안보와 관련해선 “일본이 무임승차 하고 있다”고 주장했고, 주일미군의 주둔비용 부담을 늘려야한다고도 주장했다. 무역문제에 있어서는 중국과 일본을 표적으로 삼았다.
트럼프 정권 출범 9개월 남짓. 트럼프의 대일 안보관은 크게 바뀌었다. 제임스 마티스 국방장관, 존 케리 대통령수석보좌관 등 ‘장군들’로 불리는 안보외교전문가의 ‘교육’의 효과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원래는 환태평양경제연대협정(TPP)에 찬성 입장인데다 일본기업이 다수 진출해있는 인디아나주(州) 주지사를 지낸 펜스 부통령조차, 미일자유무역협정(FTA)를 꺼낼만큼 트럼프의 경제관을 바꾸는 건 어려워보인다고 분석했다.
아베 총리는 미국으로부터 방위장비품 조달을 확대하겠다는 카드를 꺼냈다. 방위분야는 아직 정부의 재량이 큰 분야지만, 다른 무역은 정부가 관리하는 시대가 아니다. 닛케이는 “일본은 안보에서는 트럼프 정권과 긴밀한 연대가 필요하지만, 경제 특히 통상문제에서는 독자적인 외교를 진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 가운데 핵심이 이번주 대단원을 맞는 미국을 뺀 TPP11 교섭이다. 부시 공화당 정권에서 시작돼 오바마 민주당 정권으로 이어진 TPP는 미국을 포함한 아시아태평양에 21세기형 통상, 투자 룰을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닛케이 그러나 “일본은 긴밀한 동맹국으로서 미국이 다국간 체제에서도 국제적인 지도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설득을 계속하는 게 중요하다. 진짜로 친밀한 친구사이라면 가끔은 쓴소리도 해줄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도쿄=윤설영 특파원 snow0@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