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펀드 평가사 KG제로인에 따르면 원유 관련 펀드의 최근 1개월 평균 수익률은 0.64%, 3개월 수익률은 1.68%에 그쳤다. 운용 순자산이 10억원 이상인 펀드를 대상으로 3일 기준 산출한 수치다.
두바이유 가격 1년 새 35% 급등
원유펀드 평균 수익률은 1% 안팎
현물 아닌 파생상품에 간접투자 탓
석유 광구·채굴·탐사기업에 투자
유가가 오르면 손해 보는 펀드도
“원자재 펀드 구조 살피고 투자를”
그런데 원유 펀드 수익률은 여전히 제자리다. 한 해 유가 흐름만 그대로 따라갔다 해도 20~30% 수익은 내야 맞는데 평균 수익률(최근 1년 기준)은 오히려 마이너스(-)다. 최근 1년 성적표가 가장 좋았던 원유 관련 펀드의 수익률도 10% 선에 미치지 못했다. 오르는 원윳값만 믿고 투자했던 이들은 낭패를 볼 수밖에 없다.
투자 대상으로서의 원유는 주식이나 채권, 부동산과 달리 일반 투자자가 손쉽게 사고팔 수 있는 상품이 아니다.
국제 규모의 원자재 도매시장이라고 할 수 있는 뉴욕상품거래소, 런던선물거래소 등에서 주로 거래된다.
원유 펀드의 수익이 결정되는 구조 역시 일반 펀드와 다르다. 석유 현물 매매로 수익을 내는 게 아니라 관련 상품에 투자하는 ‘간접 투자’ 기법이 일반적이다.
남상직 한국투자신탁운용 상품전략본부 부장은 “대부분 에너지 관련 투자 상품은 선물이나 상장지수펀드(ETF)를 통해 투자하거나, 에너지 관련 주식에 직접 투자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남 부장은 “특히 에너지 가격이 오를 때는 미래의 가치가 반영된 선물 가격이 현재 값보다 비싸게 책정될 수 있다”며 “상황에 따라 선물이든 ETF든 결국 현재 가격보다 높은 가격을 주고 투자하는 결과를 낳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원유 ETF, 선물 펀드 수익률이 유가 상승률에 미치지 못하는 까닭이다.
유의할 점은 또 있다. ‘원유’를 주제로 한 펀드라 해도 성격은 제각각이다. 펀드 유형에 따라 수익률 편차가 클 수 있다. 원유 가격이 아니라 석유 광구, 채굴, 탐사 기업에 투자하는 펀드도 있다.
원윳값과 상관 없이 해당 광구·기업의 실적, 주가에 따라 펀드 수익률이 출렁일 수 있다. 유가가 오르면 오히려 손해가 나는 펀드도 있다. ‘선물 인버스’ 펀드다.
석유 관련 자산 가격이 급락하면 오히려 수익이 나도록 설계된 금융상품이다. 유가가 급격히 오르며 이들 펀드는 올해 내내 손실을 기록 중이다.
물론 국제 유가 추가 상승 기대는 유효하다. 원유 가격에 연동해 수익이 결정되는 펀드 전망은 유망한 편이다. 그래서 선택이 중요하다.
최민 신한금융투자 투자자산전략부 연구원은 “투자하려는 유가 펀드의 구조를 충분히 이해하고 나서 투자를 결정하길 권한다”며 “원자재 펀드는 변동성이 큰 만큼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의 결과 등 원유 관련 펀드에 영향을 크게 끼치는 변수도 꼼꼼히 챙겨보는 게 좋다”고 말했다.
조현숙 기자 newear@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