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연합은 북한산·설악산·지리산 등 전국 16개 산악형 국립공원의 파편화 실태를 분석한 결과, 이들 국립공원 3173.618㎢ 면적이 도로와 탐방로 때문에 모두 2124개 조각으로 잘게 쪼개진 것으로 분석됐다고 2일 밝혔다.
이들 국립공원을 관통하는 도로와 탐방로의 길이는 모두 2327.46㎞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지리정보시스템(GIS)을 활용하고, 현장조사를 통해 보완했다고 녹색연합 측은 설명했다.
또 무등산 국립공원은 조각 하나의 면적이 평균 0.41㎢, 계룡산 0.65㎢, 태백산은 0.83㎢ 등이었다.
대체로 도시 인근에 위치해 많은 탐방객들이 찾는 국립공원일수록 파편화가 더 심하게 진행됐다.
16개 국립공원 전체로는 조각 하나의 면적이 평균 1.49㎢에 불과했다.
면적이 50㎢가 넘는 조각도 16개 공원에서 7곳뿐이었다. 오대산이 2곳이었고, 설악산·지리산·덕유산·월악산·소백산이 각 1곳이었다.
이 같은 면적은 대형 포유류 등의 활동 범위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 포유류인 반달가슴곰의 경우는 행동범위가 24~200㎢에 이르고, 담비는 22~60㎢인 것으로 관련 학자들은 보고하고 있다.
또 멧돼지는 5.1㎢, 삵은 3.7㎢, 오소리 1.2㎢, 너구리 0.8㎢ 등이다.
탐방로와 도로가 서식지를 단절시켜 대형 포유류의 생존을 힘들게 하는 셈이다.
녹색연합, 16개 산악형 국립공원 분석
3174㎢ 면적이 2327㎞ 도로에 조각 나
275 조각 난 북한산은 평균 0.28㎢
"대형 포유류 서식에 부적합한 수준"
이동통로 설치나 자연휴식년제 필요
이화여대 환경공학과 이상돈 교수는 "생태계 먹이사슬을 유지하는 데는 작은 서식지 여럿보다는 큰 서식지 하나가 더 중요하다"며 "생태이동 통로를 통해 서식지를 연결하고, 자연휴식년제를 통해 탐방로를 일시 폐쇄하는 등의 조처로 야생 동물 서식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찬수 환경전문기자kang.chansu@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