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경기 수원 본사의 창립 48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한 권 부회장은 “일부 사업의 성장 둔화, 신성장동력 확보 지연 등 여전히 많은 불안요소를 가지고 있으며, 어쩌면 1위를 달성한 지금이 위기의 시작점일지도 모른다”고 임직원들에게 강조했다. 실적에 취해 긴장을 늦추지 말라는 메시지라고 재계는 해석한다.
삼성전자 창립 48주년 기념사에서
신성장동력 확보 지연 등 위기 강조
"경영 시스템 변화 해결해야" 언급도
주가와 실적이 고공 행진하지만, 시장의 우려는 오히려 커지고 있다. 반도체 활황으로 당장은 잘 나가지만 “반도체 다음 먹거리가 도통 안 보인다”는 지적이다.
권 부회장도 같은 고민을 토로했다. 그는 “과거 수많은 1위 기업들이 현실에 안주하며 한순간에 무너졌고, 우리도 사업 재편과 경영 시스템 변화 등 해결해야 할 구조적 문제가 산적해 있다”며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 등으로 산업은 급변하고 경쟁은 치열해질 것이며, 고객의 요구도 더욱 다양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권 부회장은 임직원에 변화를 촉구했다. “이런 시기에 기존의 방식으로 열심히 하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명확하다”며 “기존의 생각을 뛰어넘는 과감한 도전과 기술 혁신으로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고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는 경영 체질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조만간 후속 인사를 매듭짓고 조직 개편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 회사가 최근 2년 동안 사장단 인사를 하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후속 인사의 폭은 역대 최대 수준이 될 전망이다. 이상훈 전 경영지원실 사장이 의장을 맡게 된 이사회가 얼마나 강한 결정권을 가지게 될 것인지도 시장이 주목하는 부분이다.
임미진 기자 mij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