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키르쉬 포르쉐코리아 사장은 파나메라 4S 미디어 시승행사 인사말에서 신형 파나메라가 추구하는 브랜드 철학을 이렇게 요약했다. 차량을 승용차와 경주용차로 대별하는 이유는 차량의 특성이 크게 다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포르쉐가 승용차와 경주용차의 장점을 모두 갖춘 파나메라 4S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통념을 뛰어넘는 용기가 필요했다는 뜻이다.
마력(440마력), 제로백(4.2초) 등 성능에도
공인복합연비(8.8km/L) 훌륭해
편의성·실용성도 합격점…넉넉한 실내
정숙성은 기대에 못 미쳐
이석재 포르쉐코리아 제품교육담당 매니저는 파나메라 4S를 “‘양복’과 ‘레이싱 재킷’이 모두 어울리는 차”라고 비유했다. 일단 디자인 측면에서 수긍이 가는 설명이었다.
반대로 고급세단 이미지를 강화하기 위한 설계도 돋보인다. 차량 앞뒤길이(전장·505cm)*좌우폭(전폭·193.5cm)*높이(전고·142.5cm)가 모두 1세대(501.5*193.1*141.8cm)보다 커졌다. 현대차의 제네시스 브랜드 중 가장 큰 EQ900(전장 520.5, 전폭 191.5cm)보다 길고 넓다.
차량 밖에서 봤을 때 포르쉐 특유의 지붕과 납작한 곡선의 후면 디자인을 감안하면 뒷좌석 공간은 상당히 훌륭했다. 답답한 느낌의 한국GM 카마로 뒷좌석에 탑승해본 경험이 있다면, 공간과 디자인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은 파나메라 4S의 탁월함을 절감할 수 있다. 다만 차축 설계상 후면 중앙 시트에는 앉을 수 없다.
서울 도심에서는 세단으로서 파나메라 4S의 성능을 경험했다. 시승 당일 강변북로가 꽉 막힌 데다 4대의 시승차가 일렬로 도열해 주행하느라 사실 제대로 시승하기는 쉽지 않았다. 시속 100km/h 이하 저속에선 고급세단처럼 조용했고 대부분의 상황에서 차량이 안정적이었다. 동그랗고 귀여운 스티어링휠을 살짝 돌리면서 가속페달을 밟으면 속도계 바늘이 정신없이 춤을 추면서 지체 없이 차량이 차선을 바꿨다.
다만 센터페시아에는 과도할 정도로 조작 버튼이 많았다. 포르쉐코리아는 “언뜻 복잡해보이지만 모든 버튼이 한 번만 누르면 조작할 수 있어서 익숙해지면 편리하다”고 주장했다.
서울양양고속도로에 진입하자 정체가 풀렸다. 엔진·변속기를 완전히 새로 설계한 파나메라 4S는 가속성능과 제동성능 면에서 경쟁 차종을 확연히 앞섰다. 파나메라 4S는 1세대 대비 출력(440마력)이 20마력 이상 향상했고,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가속하는데 걸리는 시간(4.2초·스포츠크로노패키지 기준)은 0.2초 감소했다. 명성대로 속도감은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4.8초)나 BMW 7시리즈(4.5초)가 견주기 힘들 정도였다.
가속페달을 매우 정교하게 다루지 않으면 차량이 팍팍 튀어나갔지만, 변속충격은 거의 느끼지 못했다. 1세대 파나메라 대비 3cm 길어진 휠베이스(앞바퀴 차축과 뒷바퀴 차축간의 거리·295cm)도 곡선주로에서 안정감을 더했다.
스포츠카 수준의 성능에도 연비가 꽤 훌륭하다. 본지 실제 주행 결과 연비는 10.1km/L를 기록했다. EQ900보다 큰 차체와 2t이 넘는 공차중량(2060kg)을 감안하면 훌륭한 수준이다. 이산화탄소 배출량(195g/km) 역시 1세대 보다 11% 감소했다. 파나메라 4S의 공인복합연비는 8.8km/L다.
가평 =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