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 이사장은 이날 국가안보전략연구원(원장 조동호)과 미국의 국제 안보 싱크탱크 애틀랜틱카운슬(AC)이 공동 주최한 국제 심포지엄(‘평화를 향한 동행’)에서 ‘위기의 한반도를 위한 제언’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했다.
홍석현 한반도포럼 이사장
국가안보전략연 심포지엄 연설
한반도 핵우산 흔들림 없다는 점
트럼프 이번 방한 때 확인 받아야
가능한 방법 총동원해 대북압박
핵무장 완성 전, 협상 테이블로 유도
남북, 북·미 투트랙 대화 채널 가동
한국이 공존 위한 합의 만들어내야
홍 이사장은 미국의 대북 기본 원칙인 ‘4No(북한의 정권 교체, 붕괴, 한반도 통일의 가속화, 38선 이북으로의 미군 이동도 하지 않음)’를 언급하며 “의미 있는 대화 여건을 조성하는 첫걸음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행정부의 책임 있는 고위 당국자나 특사가 직접 평양을 방문하거나 제3국에서 북한 측 카운터파트와 만나 미국의 ‘4No’ 원칙을 공식적으로 확인시켜 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홍 이사장은 “우발적 요인에 의한 전쟁 가능성을 최소화하면서 가능한 방법을 총동원해 핵무장 완성 전에 북한이 협상 테이블에 나오도록 만들어야 한다”며 관련 해법을 제시했다. 구체적으로 ▶대북 원유 공급 추가 차단 ▶해외 파견 북한 노동자 추가 감축 ▶각국의 대북 외교 관계 축소 및 단절 등을 예로 들며 “동원 가능한 모든 방법으로 북한에 대한 제재와 압박 강도를 높이고, 외교적 고립을 극대화함으로써 북한이 대화 테이블로 나오지 않고는 못 배기도록 몰아가야 한다”고 했다.
◆민간 막후 채널 풀가동해 북과 대화 시도=홍 이사장은 “북한이 남북 대화에 응하지 않는다고 포기하고 가만히 있어서는 안 된다”며 “경제·문화·스포츠 분야를 망라한 민간의 모든 막후 채널을 풀가동해 북한과 대화를 시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북한을 최대한 압박하면서도 (핵 포기에 따른) 최대한의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포괄적 타협안을 한·미가 함께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홍 이사장은 “이라크의 후세인이나 리비아의 알카다피와 달리 비핵화를 해도 생존할 수 있다는 확신을 김정은에게 심어 줘야 북한 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로 가는 길이 열린다”고 설명했다.
이어 홍 이사장은 “남북 및 북·미 간 투트랙 대화 채널을 가동해야 한다”며 “북한이 핵무장 완성 단계에 이르기 전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끌어내 한반도 평화를 위한 최종 합의에 도달하기 전까지의 ‘모두스 비벤디(modus vivendi·공존을 위한 합의)’를 만들어 내는 역할을 한국이 하기 바란다”고 했다.
◆중·러 협력 끌어낼 적기=홍 이사장은 중국과 러시아의 역할도 강조했다. 그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집권 2기에 들어서 북한을 포함한 한반도 사태 전반을 재검토하기 시작한 지금이 중국의 협력을 이끌어 내기 위해 총력외교를 펼칠 수 있는 적기”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한·중·일 순방은 공동 대응전략을 마련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말했다. 최근 북한과 우호적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러시아의 역할을 강화하기 위한 외교적 노력도 요청했다. 그런 뒤 “북·미 간, 남북 간 대화의 종착역은 한반도 비핵화와 남북의 평화·공존·번영”이라고 했다.
유지혜·박유미 기자 wisepe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