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문진 국감 충돌 … 신경민 “위원장에게 맞짱 뜨나” 고영주 “내 인생 책임지나”

중앙일보

입력 2017.10.28 01:05

SNS로 공유하기
페이스북
트위터
자유한국당이 국정감사 보이콧을 선언한 지 이틀째인 27일, 보이콧의 근원지였던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는 시끄러웠다. 이날 방송문화진흥회 국정감사 기관증인으로 출석한 고영주 방문진 이사장이 점심시간에 한국당 의원총회에 참석한 것이 논란이 됐다.
 
한국당의 국감 불참으로 과방위 위원장 대행을 맡은 신경민 의원이 ‘한국당 의총 참석’ 문제를 제기했다.

고, 점심 때 한국당 의총 참석 논란
신 “똑바로 하세요” 말하자
고 “같이 똑바로 합시다” 맞받아
사퇴 요구엔 “내달 2일 물러날 것”

▶신 의원=시작하기 전에요, 고영주 이사장은 점심 일정에 어디 가셨습니까?
 
▶고 이사장=자유한국당 의총에 갔습니다.
 
▶신 의원=오늘은 국정감사 증인이기 때문에 사실 여러 가지로, 기관증인이시잖아요. 처신과 발언에 굉장히 조심하셔야 되는데.


▶고 이사장=가면 안 되는 일이었나요? 한국당에서 MBC 사태에 대해 알고 싶다고 좀 와 달라고 그래서 갔는데, 그게 문제가 되나요?
 
▶신 의원=오늘은 국감 증인이에요, 기관증인이에요. 그냥 나온 증인도 아니고 방문진에 MBC를 대표하는, 감독하는, 감시·감독하는 증인입니다. 지금 제대로 된 처신이라고 저희한테 얘기하는 거예요?
 
▶고 이사장=아니 증인은 거기 가면 안 된다는 규정이 있습니까?
 
▶신 의원=안 된다는 법은 없지만 증인이 어떻게 그럴 수가 있습니까? 주의하세요.
 
▶고 이사장=가면 안 된다고 미리 주의를 주셨습니까?
 
▶신 의원=똑바로 하세요!
 
▶고 이사장=아 똑바로 하세요, 진짜로.
 
▶신 의원=뭐라고요? 지금 뭐라 그랬어요? 나보고 똑바로 하라고?
 
▶고 이사장=글쎄 나보고 똑바로 하라니까 같이 똑바로 합시다.
 
신 의원은 국감을 정회시켰다. 그 직후 증인석으로 다가가 고 이사장과 설전을 계속했다. “위원장에게 맞짱을 뜨나”(신 의원), “내 인생을 책임지나”(고 이사장)라는 날선 대화가 오갔다. 국감은 재개됐다. 신 의원은 “차후에 이런 일이 되풀이되지 않기 바란다”고 고 이사장에게 말했다.
 
한국당의 김정재 원내대변인은 고 이사장의 의총 참석에 대해 “당에서 요청한 것”이라며 “(고 이사장이) 길게 강연한 게 아니라 의원들의 질문을 받고 답변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진 과방위 국감에선 한국당 불참으로 고 이사장을 향한 엄호사격이 사라진 상황에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십자포화가 계속됐다.
 
고 이사장은 여당 의원들의 사퇴 촉구에 “(이사장직에서) 곧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그 시점을 “11월 2일”이라고도 했다. 11월 2일은 방문진이 고 이사장에 대한 불신임안을 논의하는 정기이사회가 열리는 날이다. 고 이사장은 단 “사실상 이사 자리를 그만두면 (나와 관련된 오해를) 해명할 기회가 없어진다”며 이사직은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채윤경 기자 pcha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