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속으로] 전용헬기 ‘마린 원’ 분해해 실어오고 호텔 통째 빌려놓고 항모 숙박설도
미국 대통령은 이처럼 ‘철통 같은 경호’를 받는다. 다음달 7~8일 한국을 방문하는 트럼프 대통령도 마찬가지다.
무게 8t 전용차 ‘뉴 비스트’ 2대 공수
13㎝ 방탄 유리에 스프링클러 내장
클린턴 이래 남산 하얏트호텔서 묵어
단거리 이동 수단인 마린 원도 수송기에 실려 함께 온다. 위장용까지 2대다. 프로펠러와 동체 일부를 분해해 들여온 뒤 다시 조립하는 식이다. 시콜스키사(社)가 제작한 것들로 큰 기종인 VH-3D 11기와 작은 기종인 VH-60N 8기 등을 운용 중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오산 기지를 통해 어떤 장비가 들어오는지는 우리도 잘 모른다”고 말했다. 마린 원의 운용 인력은 4명으로 미 해병대 제1해병헬기비행대대(HMX-1) 소속 해병 800명 가운데 선발한다.
미국 대통령의 숙소 역시 ‘각별’하다. 2005년 11월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방한한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부산 시내 한 호텔을 통째로 빌려놓고 실제로는 8만6000t급 항공모함 키티호크호에서 숙박할 수도 있다고 해 확인 소동이 벌어졌었다. 당시 주일미군 소속으로 일본 가나가와현 요코스카항에 정박해 있던 키티호크호가 부산 앞바다로 이동하기까지는 24시간이 채 걸리지 않는 거리여서 나온 추측이었다. 당시 주한미군사령부가 “키티호크호는 한반도 인근 해상으로 이동, 배치될 계획이 없다”고 공식 해명하기도 했다. 이는 2001년 7월 이탈리아에서 열린 G8(주요 8개국) 정상회의 당시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항공모함 엔터프라이즈호에 묵었던 전례 때문이었다.
서울에선 1998년 빌 클린턴 대통령 이래로는 남산 하얏트호텔에 묵어 왔다. 주한미군 용산 기지와 차량으로 8분 거리이고 고지대에 있어 경호가 용이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93년에도 한국을 찾았는데 당시 숙소는 신라호텔이었다. 쌀 시장 개방에 반대하는 학생들이 신라호텔 인근인 동국대에서 반대 집회를 하려다 경찰에 의해 무산된 일도 있었다. 79년 한국을 찾은 지미 카터 당시 대통령은 미군 기지에서 숙박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을 앞두고 현재 청와대 경호팀은 미 비밀경호국(SS)과 경호작전 등을 상의하고 있다고 한다. 2008년 부시 대통령의 방한 때는 숙소 경호에 7000명, 시위 대응에 1만6000여 명의 경찰 병력이 투입됐다. 2009년 당시 버락 오바마 대통령 때는 군·경찰을 포함해 1만3000여 명이 투입됐다. 미국의 경호 스타일은 엄격한 편이다. 유사시에 총을 바로 꺼낼 수 있도록 상의 단추를 잠그지 않고 근거리에 붙어 대통령을 경호한다.
◆우리나라 전용기 도입하려면=우리나라의 경우 대통령 전용기로 공군 1호기와 공군 2호기가 있다. 장거리 순방에 이용하는 공군 1호기는 5년 단위로 전세기를 계약해 이용한다. 현 전세기는 2020년 3월까지가 계약기간이다. 노무현 정부 때부터 전용기 도입 논의가 있었다. 정부 관계자는 “당시 3500억원 정도 했는데 지금은 6000억원 정도로 올라 도입 결정이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공군 2호기는 30~40명 정도만 수용 가능한 데다 거리상 필리핀 정도까지만 이동이 가능하다고 한다.
위문희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