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롯데물산이 서울시에 제2롯데월드 신축 관련 협조요청을 하기도 전에 이명박 당시 대통령이 주재한 민관합동회의에서 롯데월드 신축 문제를 관 주도의 국책사업으로 다뤘다”고 주장했다.
대검찰청 국정감사서 문무일 총장 밝혀
"인허가 과정 범죄혐의 발견시 엄중 수사"
현직 검사 등 압수수색에 "참담하다"
2차 민관합동회의가 열린 뒤 신축을 반대했던 김은기 당시 공군참모총장이 경질됐다. 당시 공군은 서울공항(성남비행장)의 보안과 안전성을 이유로 제2롯데월드 신축에 부정적이었다. 이후 공군은 1994년부터 고수해온 반대 입장에서 찬성으로 선회했다. 또 당시까지 검토하지 않았던 서울공항 동편활주로 3° 변경안을 내놨다. 이후 제2롯데월드 신축안은3개월 만에 서울시 행정협의조정위원회를 거쳐 최종 확정됐다.
박 의원은 “지난해 보도된 기사에 따르면 2011년쯤 천기광 전 공군 참모차장(중장)이 운영하는 업체에 롯데물산 측에서 12억원을 컨설팅비 명목으로 건넸다는 의혹이 있다. 또 지금은 청계재단으로 가 있는 장경자 전 롯데호텔 사장이 제2롯데월드 인허가에 관여했다는 의혹도 있다”며 “국가 안보에 있어 사안이 심각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문 총장은 “국가안보에 문제가 없길 바란다”며 “의혹에 관해 확인하겠다”고 했다.
박 의원은 "어제 우리 보좌관이 롯데월드 117층 전망대에서 찍은 것"이라며 제2롯데월드에서 내려다본 서울공항 전경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다. 사진에는 헬기와 격납고 등 주요 시설물들이 선명하게 보였다. 박 의원은 "전문가용 카메라가 아닌 일반 카메라로 찍었다"며 "대통령 전용기가 드나들고 유사시 작전을 수행하는 군사시설이 허가되지 말아야 할 건물 때문에 안보상 위협에 처해 있다"고 지적했다.
"현직 검사 압수수색 참담"
이날 국감에는 오전에 이뤄진 장호중 부산지검장 등 현직 검사들에 대한 검찰의 압수수색도 논란이 됐다. 서울중앙지검 국정원 전담 수사팀은 이날 오전 장 지검장과 장 지검장이 국정원 감찰실장을 지낼 때 함께 파견된 변모 서울고검 검사와 이모 의정부지검 부장검사의 집 등을 압수수색했다.
또 서천호 당시 국정원 2차장 등 국정원 전 직원 4명도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됐다. 이들은 지난 25일 구속영장이 청구된 김진홍 전 심리전단장과 함께 검찰의 국정원 압수수색 및 수사에 대비해 위장사무실을 마련하고 수사와 재판 과정에 직원들에게 허위진술을 시킨 혐의를 받고 있다.
문 총장은 국감에서 압수수색과 관련된 의원들의 질의에 “참담한 심정이다”고 말했다. “압수수색을 총장이 승인했느냐”는 이춘석 민주당 의원의 물음에 문 총장은 “보고를 받고 집행이 불가피하다는 걸 공감하고 시행하는 게 좋겠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국정원에 파견 갔다가 다시 검찰로 돌아와야 하는 검사들이 적어도 파견 마치고 나면 후일을 보장하겠다는 약속이 있어야 가담하지 않겠느냐”며 “배후가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 문 총장은 “이번 일을 통해 검사와 수사관들도 법을 어기면 낱낱이 드러나게 된다는 점을 유념할 수 있도록 엄정히 집행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국감은 자유한국당이 전날(26일) 국감 일정을 전면 거부하기로 해 민주당과 바른정당, 국민의당, 정의당만 참석한 채 진행됐다. 권성동 법사위원장이 불참해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금태섭 의원이 직무대리 자격으로 위원장석에 앉았다. 금 의원은 “권 위원장께 10시 10분까지 오셔서 국감 사회를 보도록 요구했지만 아직까지 참석하지 않아 사회권을 제가 넘겨받았다”고 밝혔다.
유길용·현일훈 기자 yu.gilyo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