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원경을 태양 방향으로 맞추자 활활 타오르는 홍염(紅焰)이 보였다. 마치 붉은 폭포수가 솟아오르는 것처럼 태양 표면에서 불기둥이 치솟았다. 태양 표면의 쌀알 무늬와 흑점도 관측됐다. 염시온(27) 천문강사는 “태양관측 전용 망원경은 경통과 접안렌즈 사이에 특수 필터가 삽입돼 있고 구경이 커서 상(像)이 깨지지 않고 자세하게 나타난다”고 말했다.
국내 유일의 태양 전용 망원경 체험
제천 별새꽃돌 과학관, 최근 공개
지름 9인치 렌즈에 특수필터 장착
국내 전문가 3개월 걸쳐 제작 기증
해 생생한 관측에 궤적추적 기능도
일반인들이 사용하는 대부분의 천체망원경은 야간에 별을 보는 데 사용한다. 어두운 곳에서 적은 빛을 모아 밝게 보여주는 원리다. 태양관측 망원경은 반대 원리로 제작됐다. 김승민 과학관 운영본부장은 “태양관측 망원경은 빛을 줄여주는 필터를 사용하는데 에탈론 등 3개의 특수필터가 내장돼 있다”며 “필터를 탈부착하는 방식에 비해 렌즈의 성능을 100% 활용하면서 태양을 관측할 수 있는 유일한 망원경”이라고 설명했다.
1999년 구학산 기슭에 문을 연 별새꽃돌 과학관(해발 500m)은 천문동호회 회원들의 천체 관측과 교사 연수, 학생들의 체험활동 장소로 인기다. 2006년부터 삼육재단에서 운영을 맡고 있으며 연간 3만5000여명이 과학관을 찾는다. 9만9000㎡(3만평) 규모의 부지에 천체 관측실과 화석교육실, 광물·곤충 교육 전시실을 갖췄다.
국내 사설천문대 중 최대구경인 48인치 반사망원경를 포함해 전문가용 천체관측장비 32대를 보유하고 있다. 다양한 별자리와 성단, 성운, 달 등 우주 관측이 가능하다. 장지양 과학관 기획실장은 “광물 분석과 야생화조류관찰, 탐방로 걷기, 지역의 관광자원과 연계한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으로 방문객 만족도를 높여가겠다”고 말했다.
최종권 기자 choig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