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한국시리즈(KS·7전4승제) 2차전이 끝난 26일 밤 광주 KIA 챔피언스필드에선 KIA 투수 양현종(29) 이름이 울려 퍼졌다. KIA는 이날 선발 양현종의 완봉 호투로 두산에 1차전 패배를 설욕했다. KIA는 2차전에서 두산을 1-0으로 이겼다. 1차전을 3-5로 내준 KIA는 1승1패로 시리즈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두산은 KIA의 전신 해태의 KS 최다 연승(10연승) 타이기록에 도전했으나, 결국 해태의 후신 KIA에 가로막혔다.
두산 0 - 1 KIA
KIA 양현종 무실점, 승부 원점 돌려
KS 사상 10번째 완봉승으로 MVP
두산 장원준도 7회까지 무실점투
협살 노리다 점수 내준 양의지 한숨
다른 유형의 두 투수는 자신의 강점을 확실히 보여줬다. 정통파 양현종은 최고 시속 150㎞짜리 강속구에 슬라이더를 곁들여 두산 타선을 힘으로 눌렀다. 6회 2사 1·2루에서 두산 4번 타자 김재환을 상대로 바깥쪽 직구로 삼진을 끌어낸 장면이 백미였다.
반면, 기교파 장원준은 변화구로 KIA 타선을 요리했다. 매회 주자를 내보냈지만, 직구처럼 날아가는 체인지업과 슬라이더, 커브로 범타를 끌어냈다. 투구 수 117개를 기록한 장원준은 7회까지 4피안타·5볼넷·무실점한 뒤 함덕주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양현종은 장원준보다 더 던졌다. 8회에도 시속 147㎞ 강속구를 던지며 삼자범퇴를 끌어냈다. 양현종은 8회를 마치고 마운드를 내려오며 두 팔을 휘저었다. 양현종은 “팀이 힘이 더 내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나도 모르게 큰 동작을 했다”고 설명했다.
8회까지 101개의 공을 던진 양현종은 9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이대진 투수코치가 양현종에게 교체 의사를 물었다. 양현종은 고개를 저었다. 양현종은 11구까지 끈질기게 물고 늘어진 양의지를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경기를 마무리했다. 9이닝 4피안타·2볼넷·11탈삼진·무실점 완봉승. KS 사상 열 번째 완봉승의 주인공 양현종은 2차전 MVP로 선정됐다. 양현종은 “야구를 하면서 이렇게 집중한 것도, 힘들었던 것도 처음이다. 장원준 형과 이런 경기를 해 영광이고, 꼭 이기고 싶었다”고 말했다.
KS 3차전은 28일 오후 2시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다. KIA는 팻 딘, 두산은 마이클 보우덴을 선발로 예고했다.
◆ 한국시리즈 2차전 전적(26일·광주)
두 산 000 000 000 | 0
KIA 000 000 01x | 1
(승) 양현종 (패) 함덕주
KIA 000 000 01x | 1
(승) 양현종 (패) 함덕주
양팀 감독의 말
광주=김효경·김원 기자 kaypubb@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