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일본 야스쿠니(靖國) 신사 화장실에 사제 폭발물을 설치해 일본 도쿄교도소에 수감된 전모(29)씨의 어머니 이모(55)씨가 아들의 조속한 귀환을 눈물로 호소했다. 본인을 "군산 어청도에서 조그만 식당을 운영하고 있고, 돈도 없고 주변에 잘 나가는 사람 한 명도 없는 '빽' 없는 사람"이라고 소개한 이씨는 26일 전북경찰청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자청했다.
이씨는 미리 준비한 '우리 아들 전○○을 도와주세요'라고 적힌 종이를 읽어 내려갔다. 그는 "제 아들은 2015년 11월 23일 일본 전쟁범인들을 묻어둔 야스쿠니 신사 화장실에 폭발물을 설치해 화장실 벽에 그을음을 생기게 해 4년형을 선고받았다"며 "당시 현장을 20분 정도 배회했을 뿐 사람이 다치지도 않았고 건물을 파손하려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씨에 따르면 당시 전씨는 화장실에 사람이 없는 것을 확인하고 폭발물을 설치했다. "(이 일로) 건물에는 작은 구멍이 하나 났다"는 게 이씨의 주장이다.
야스쿠니 화장실에 폭발물 설치한 20대
징역 4년 선고받고 도쿄교도소 수감
어머니 "2년 만에 90㎏ 아들 삐쩍 말라"
정부에 '한국 이송' 요청…묵묵부답
법무부·외교부 "日 답변 기다리는 중"
그러면서 그는 "아들이 (2015년 12월 7일) 구속되고 열흘 정도 지나 외교부를 찾아 갔는데 외교부 측에선 '어머니는 기자도 차단하고 (아들을) 돕겠다는 사람들도 차단하고 조용히 있어야만 아들이 빨리 한국으로 올 수 있다'고 해 그 말만 믿고 숨소리도 안 내고 있었다. 그런데 아들은 4년형을 선고받고 징벌방이라는 독방에서 죽어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씨는 "아들이 구속 당시 키 180㎝에 몸무게 90㎏으로 몸도 건강하고 시력도 좋았는데 지난 18일 일본 도쿄교도소에 면회할 때는 20개월 동안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는지 삐쩍 마르고 눈을 제대로 뜰 수 없을 정도로 시력을 잃어가고 있었다"고 한숨을 쉬었다. 그는 "아들이 죽기 전에 하루빨리 한국으로 데려와 치료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씨는 그러나 "지난 4월 5일 '국제이송'이라는 것을 알고 아들이 한국에서 형을 살 수 있게 이감을 신청했지만 반년이 지나도록 정부는 묵묵부답"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법무부는 '외교부에 보냈다'고 하고 외교부는 '법무부에 알아보라'며 서로 책임을 미루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외교부 관계자는 "주기적으로 담당 영사를 교도소에 보내 전씨 건강 상태를 확인하고 있는데 현재 큰 문제는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법무부 관계자는 "국제 수용자 이송에 관한 조약에 따라 지난 4월 외교부를 통해 전씨 이송을 일본에 요청했다"며 "이송은 당사자와 관할 당국 등의 동의가 있어야 하는데 아직 일본이 답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했다.
전주=김준희 기자 kim.junhe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