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아시아 순방 앞두고 미국 전략자산 한반도 인근 집결

중앙일보

입력 2017.10.25 10:26

수정 2017.10.25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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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현지시간) 미국의 핵추진 항모 시어도어 루스벨트함(CVN 71)이 모항인 샌디에이고를 떠나고 있다. [사진 미 해군]

미 해군은 핵추진 항모 시어도어 루스벨트함(CVN 71)이 7함대 책임구역(AOR)에 진입했다고 24일(현지시간) 밝혔다. 7함대가 담당한 지역은 날짜변경선(IDLㆍ경도 180도) 왼쪽 편인 서태평양에서부터 인도양까지다. 루스벨트함이 현재 날짜변경선을 지나 서태평양에서 항해 중이라는 뜻이다. 제9항모강습단의 기함이기도 한 루스벨트함은 이지스 순앙햠인 벙커힐함(CG 52), 이지스 구축함인 홀시함(DDG 97)ㆍ샘슨함(DDG 102)ㆍ프레블함(DDG 88) 등을 호위함으로 거느리고 있다.
 
루스벨트함은 지난 6일(현지시간) 모항인 미 본토의 샌디에이고를 떠났다. 루스벨트함의 함장인 칼를로스 사디엘로 대령은 “루스벨트함은 인도적 지원에서부터 전투 임무에까지 다양한 작전을 수행할 수 있다. 항모가 전개되면 우린 어떤 임무라도 할 준비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군 관계자는 “루스벨트함과 연합훈련 계획은 현재로선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항모는 다음 달 3∼14일 한국과 일본, 중국, 베트남, 필리핀 등 아시아 5개국을 방문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일정을 고려해 서태평양 지역의 한반도 인근 해역에 당분간 머무를 것으로 보인다. 군 정부 소식통은 “주한미군은 한 달 넘도록 잠잠한 북한이 트럼프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에 맞춰 도발을 저지를까 상당히 신경을 쓴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미국은 한반도 주변으로 강력한 전력자산을 집결하고 있는 모양새다.

세 척의 항공모함, 7함대 구역에서 대기
F-35A 스텔스 전투기도 일본에 순환 배치

중동에서 수니파 무장 세력인 이슬람국가(IS)를 상대로한 폭격 작전에 투입한 니미츠함(CVN 68)도 7함대 책임구역에 들어갔다. 니미츠함은 3개월 넘는 작전을 마치고 모항인 워싱턴주 킷샙으로 돌아간다. 그러나 이 항모는 도중 우방국 항구를 방문할 계획이라고 한다.
 
또 다른 핵추진 항모 로널드 레이건함(CVN 76)은 지난 16~20일 한국 해군과의 연합 훈련을 마친 뒤 부산에 정박 중이다. 28일께 모항인 일본 요코스카로 떠난다. 레이건함은 당분간 작전에 투입되지는 않지만 만일을 위해 대기상태에 머무른다고 한다.
 
루스벨트함, 니미츠함, 레이건함이 한 곳에 만나 합동훈련을 벌이지 않지만 세 척의 항모가 트럼프의 아시아 방문 중 7함대 책임구역에 존재한다는 뜻이다.

F-35A 라이트닝 II 스텔스 전투기가 미국 유타주의 힐 공군기지에서 이륙을 준비하고 있다. 이 전투기는 지난 주 16~22일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ADEX)에서 전시된 뒤 일본 가데나 기지에 6개월간 배치된다. [미 공군]

미 공군은 스텔스 전투기인 F-35A 라이트닝 II 12대들 다음 달 초 일본 가데나 기지에 배치한다. 일본 이와쿠니 기지의 F-35B 10여 대에 이은 스텔스 전력 증강이다. F-35A의 일본 배치는 6개월에 한정하는 한시적 순환배치라고 미 공군은 설명했다. 하지만 북한으로선 레이더 탐지가 사실상 불가능한 스텔스 전투기가 늘어나는 게 반갑지 않을 뿐더러 이를 통해 북한의 도발 의지도 꺾을 수 것으로 미국은 기대하고 있다.


 
미군은 전략폭격기 B-1B를 다음 달 초 또 다시 한국 공군과의 연합 훈련에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군 소식통이 전했다. 올 하반기부터 B-1B의 한국 출현이 부쩍 잦아졌다. 미군은 B-1B를 매달 최소 1회 한반도 출격하도록 하는 내부 방침을 세웠다고 한다.

지난해 4월 한ㆍ미 연합훈련에 참가한 미 육군 특전단(그린베레) 대원이 헬기 강하를 하고 있다. [사진 플래툰]

다양한 미군 특수부대들도 한국서 대기 중이라고 또 다른 군 소식통이 밝혔다. 미 육군의 그리베레와 미 해군의 네이비실 등은 일단 요인 경호 임무를 위한 채비를 마련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이들은 비상 상황이 발생하면 바로 적 지휘부 제거와 같은 특수임무 수행도 가능하다.
 
이철재 기자 seajay@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