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찬 행사가 시작되자 “(만남이) 조금 설레기도 했다”며 반가움을 표시한 문 대통령은 “새 정부는 그동안 우리 사회를 아주 비정상적으로 만들었던 적폐들을 청산하고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자는 것을 최우선적인 국정목표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그런 뒤 “나라다운 나라는 대통령이나 정부 만이 할수 있는 건 아니다”며 “국민들께서 함께 해주셔야만 가능한 일이고, 훨씬 더 많이 해낼 수 있는 일”이라고 했다.
이어 “노동 분야도 마찬가지”라며 “새 정부의 국정목표는 노동이 존중받는 사회를 만들자는 것”이라며 “많은 정책 공약을 했었는데,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또 “노동이 존중받는 세상 역시 대통령과 정부 의지만 갖도 되는 건 아니다”며 “노동계가 함께 해줘야만 해낼 수 있는 일이고, 훨씬 많이 해낼 수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고는 “노동계와 정부가 입장은 달라도 어떤 큰 목표는 같이 하고 있다고 본다”며 “정부는 노동계와 함께 하고 협력을 얻어야만 노동이 존중받는 사회라는 국정목표에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노동계가) 정부와 협력하고 또 대통령을 설득해야만 노동계가 꿈꾸는 그런 세상에 그만큼 더 다가갈 수 있다”며 “오늘 이 만남은 노ㆍ정이 국정의 파트너로서 관계를 회복하는 아주 중요한 출발이 될 것”이라고 했다.
참석자를 대표해 발언한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은 지난달 26일 한국노총이 사회적 대화 재개를 위해 문 대통령을 포함한 노사정이 참여하는 ‘8자 회담’을 제안한 사실을 거론하며 “대통령님께서 그 길(8자 회담)을 주재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런 뒤 ▶공공부문 성과연봉제와 양대 노동지침의 폐지 ▶근로시간 단축 노력 등 문재인 정부의 노동 분야 정책을 거론한 김 위원장은 “대한민국의 거의 절반에 가까운 노동자들이 행복해야 대한민국이 행복하다”고 강조했다.
‘노동자가 발전해야 대한민국이 발전한다’, ‘노총이 발전해야 대통령도 발전한다’는 의미로 김 위원장이 “노발”이라고 외치자 참석자달은 “대발”이라고 후창하며 와인잔에 담은 복분자주로 건배를 했다.
만찬상에는 가을 전어가 올랐다.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이 노사정위원회에 복귀해 달라는 메시지를 담은 것으로 청와대는 설명했다. 콩나물밥과 추어탕도 나왔다. 이날 추어탕은 80년 간 이어온 청계천 부근의 식당 용금옥에서 공수한 것으로 노동계의 상징인 전태열 열사를 고려한 선택이었다. 콩나물밥은 전 열사가 즐기던 음식이라고 한다.
만찬 전 차담회에는 다섯 가지 향이 나는 ‘평창의 고요한 아침’이라는 차가 제공됐다.
허진ㆍ위문희 기자 bim@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