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A=연합뉴스]
물론 남녀노소 불문하고 ‘마오쩌둥(毛澤東) 어록집’을 상시 휴대하고 다녀야 했던 1960년대 문화대혁명기와는 비할바 아니지만, 최근의 사상 학습 캠페인은 1978년 개혁개방 이후 중국 대륙에서 가장 강도가 센 것이다.
이번 당대회 참가자들이 시 주석을 표현한 용어에서도 심상치 않은 단어들이 등장했다. 19차 당 대표들은 시진핑에게 ‘영수(領袖)’나‘조타수’혹은 ‘총설계사’란 별칭을 말을 썼다. 영수와 조타수는 마오쩌둥에게 사용하던 용어다. 특히 영수란 말은 ‘개인숭배’의 뉘앙스가 강해 덩샤오핑 시대 이후에는 터부시 된 말이었으나 지난해 10월 인민일보 계열의 잡지인 인민논단이 “시 주석이 당 간부와 국민 사이에서 광범위하게 영수로 인정받고 있다”고 쓴 뒤 사용 빈도가 잦아졌다. 이번 당대회에서 시 주석의 핵심 측근인 차이치(蔡奇) 베이징시 서기는 공개적으로 “시진핑 동지는 신시대의 총설계사(디자이너)”라고 공개적으로 발언했다. 총설계사는 덩샤오핑을 개혁개방의 총설계사라고 칭할때만 쓰던 용어다.
시진핑 주석의 1인 숭배 현상이 강화되고 있다. [AP=연합뉴스]
특히 문혁때 수난을 겪었던 세대나 그 가족들은 개인숭배에 대한 거부감이 강하다. 지난해 5월 문혁 시기의 1인 우상화 공연을 연상시키는 노래와 춤으로 채워진 10대소녀 악단 ‘56꽃송이’ 공연에 시진핑 주석의 사진이 등장하고, 이 공연에 공산당 선전부가 관여한 사실이 알려지자 혁명 원로 마원루이(馬文瑞)의 딸이 중앙판공청에 비판 서한을 보낸 게 대표적이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하지만 이런 역사적 경험에도 불구하고 1인 숭배를 연상케 하는 기류들이 최근 빈번히 나타나고 있다. 이는 시기적으로 시진핑 집권기와 일치한다. 반부패 사정 등을 통해 권력이 강고해진 덕분이다. 이런 추세는 시진핑 사상의 당장 명기로 더욱 가속화될 게 분명하다. 민주ㆍ개방을 향해가는 시대의 흐름에 역행한다는 외부의 비판도 함께 높아질 수 있다. 강준영 한국외대 교수는 “1인 숭배는 중국인들에게 문혁시절의 아픈 기억을 불러일으킬 수 있어 내부서도 우려가 있다”며 “시 주석이 수위조절은 하겠지만 과도한 권력집중이 나타나면 추후 반발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예영준 특파원, 서유진 기자 yyjune@joogn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