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대 사범대 체육교육과를 졸업한 그는 현직 교사인 어머니를 따라 교사가 되려고 했다. 그러다 “학교 안의 제한된 공간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보다 교육의 손길이 필요한 아이들에게 필요한 수업을 하는 게 더 보람 있겠다”는 생각에 이 모임을 계획했다.
‘돌아다니는 학교’ 김혜림씨
뉴질랜드 종주해 모금, 케냐 지원도
“학교서 학생들 가르치는 것보다
사각지대 아이들 돕는 게 더 보람”
이듬해엔 차를 구한 뒤 충남 태안 → 강원 화천 → 대구 → 전주 → 충남 공주 순으로 지역을 오가며 수업을 열었다. 김씨가 2년 간 움직인 거리는 총 2800㎞, 그의 수업을 들은 초중고생은 140여 명에 달한다.
이어 그는 “(뉴질랜드 테 아라로아 종주 시) 숙박비와 식비는 한국에서 기간제 교사로 일하며 번 돈 500만원으로 충당했다”며 “혼자 숲속에서 텐트를 친 뒤 불안정한 수면을 취한 적도 있었고, 100㎞에 달하는 딱딱한 아스팔트 도로(오클랜드 구간) 위를 걸을 땐 발바닥에 물집이 자꾸 터져 고통스러웠다”고 당시 기억을 떠올렸다.
“매년 전국을 돌아다니고, 최근엔 외지에서 고생하는 딸의 모습에 부모님께서 걱정이 크셨어요. 어머니는 자신처럼 교사가 되길 바라셨지만 제가 결과적으로 속을 썩인 셈이지요. 그렇지만 꾸준히 주위 사람을 도우려는 제 진정성을 이젠 알아봐주시고 격려도 해주십니다.”
김씨는 올해 세 번째로 ‘돌아다니는 학교’를 진행할 계획이다. 아직은 자금과 참여할 사람을 더 모아야 하지만, 장기적으론 이 모임을 사회적 기업 형태로 발전시키겠다는 목표가 있다. 그는 “여러 교육단체의 도움을 얻어 ‘돌아다니는 학교’를 체계화시킬 계획”이라며 “전국의 더 많은 아이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건네고 싶다”며 활짝 웃었다.
조진형 기자 enish@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