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석 26%가 '비즈니스'+'프리미엄 이코노미'
'생존'위해 IT등에 4조5000억원 현금투자
배스티안 CEO "인천공항이 델타의 허브될 것"
좌석은 180도로 펴진다. 키가 187㎝라는 한 외국 남성은 “누워보니 살짝 발끝이 닿는 느낌이 있지만, 발아래 공간이 있어 완전히 펼 수 있다”고 말했다. 좌석 곳곳에 공간이 많아 따로 식사용 테이블을 펴지 않아도 물잔이나 책, 각종 소지품 등을 둘 수 있다.
18인치 터치 디스플레이는 업계에서 가장 큰 수준이다. 다만 화면 크기보다 거리가 가까워 눈이 피로한 느낌이 있었다.
프리미엄 셀렉트를 한 마디로 표현하면 ‘넓은 이코노미석’이다. 좌석 앞뒤 거리가 97㎝나 되고 발 받침대도 있다. 머리받침이 좌우로 굽혀지고 상하로 움직여 목배게가 따로 필요없을 것 같았다. 델타는 일반석과 프리미엄 셀렉트 간 가격 차이를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같은 A350-900을 도입한 아시아나항공의 ‘한국-미국’ 왕복 항공권 가격의 경우 이코노미석을 업그레이드한 ‘이코노미 스마티움’이 이코노미석보다 약 30만원 정도 비싸다.
델타가 가장 공을 들인 것은 정보기술(IT) 서비스다. 비행 중에도 기내 와이파이를 쓸 수 있다. 다운로드 평균 속도는 2.87 Mbps, 업로드 속도는 0.94 Mbps로 꽤 빨랐다.
수속 과정에 ‘생체인증시스템’도 도입했다. 여기에는 지문과 안면인식 기술 등이 사용됐는데 미국 교통안전청(TSA) 등과 개인정보 보안 문제 등을 협업하고 있다.
항공기만 약 900대를 보유하며 세계 최대 항공사로 군림해 온 델타항공이 전례없는 ‘현금 투자’를 한 이유는 간단하다.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전 세계적으로 여행객들을 빨아들이고 있는 상황에서 극소수를 위한 초고가의 좌석이나 틀에 박힌 서비스를 고집해서는 살아남을 수 없기 때문이다. 지난 6월 대한항공과 조인트벤처를 맺은 것도 아시아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다.
최근 대형 항공사들은 조인트벤처를 통해 노선과 수익을 공유하며 LCC가 따라오기 힘든 장거리 및 환승 노선 경쟁력을 극대화하고 있다. 대한항공-델타 조인트벤처도 양국 정부의 승인을 받으면 델타가 취항하는 미주 내 290여개 도시와 대한항공이 취항하는 아시아 내 80여개 도시가 유기적으로 연결된다.
에드 배스티안 CEO는 “지금까지 델타의 허브였던 일본은 점점 그 기능이 약화되고 있다”며 “인천이 델타의 허브공항으로서 ‘기회의 창구’가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애틀랜타(미국)=이소아 기자 lsa@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