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부와 이어지는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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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xus 넥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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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riginal 원작
」필립 K 딕의 『안드로이드는 전기 양의 꿈을 꾸는가?』(원제 Do Androids Dream Of Electric Sheep?)를 기초로 만들었지만, 영화는 원작 소설과 여러 면에서 다르다. 대표적으로 소설 속 데커드는 블레이드 러너가 아니라 ‘현금 사냥꾼(Bounty Hunter)’으로 불리고, 유부남이며, 안드로이드인 레이첼과 사랑의 감정을 나누지 않는다. 인조 전기 양을 키우는 그는 진짜 동물을 갖는 게 꿈이다. 안드로이드 사냥에 나서는 것도 동물을 살 돈을 마련하기 위함이다. 그는 동물을 발견하면 습관적으로 ‘이 동물 진짜인가요?’라고 묻곤 하는데, 이 대사는 영화 1, 2편에도 동일하게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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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ilip K. Dick
필립 K 딕(1928~82)
SF 거장. ‘토탈 리콜’(1990, 폴 버호벤 감독) ‘마이너리티 리포트’(2002,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 ‘스캐너 다클리’(2006, 리처드 링클레이터 감독) 등이 그의 소설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안드로이드는 전기 양의 꿈을 꾸는가?』는 그의 스물세 번째 장편 소설로 68년 출간됐다. 영화화 과정에서 햄톤 펜처가 쓴 초기 각본은 탐탁지 않게 여겼지만, 주연 배우였던 해리슨 포드와 룻거 하우어에 대해선 크게 만족했다. 82년 뇌졸중과 심부전으로 세상을 떠났는데, 일부 편집본을 봤을 뿐 완성된 영화는 끝내 보지 못했다. ‘블레이드 러너’는 그가 사망한 지 세 달 뒤인 6월 25일 북미에서 개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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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chael 레이첼
」데커드와 마찬가지로 30년 만에 모습을 드러낸다. 노쇠한 데커드와 달리 레이첼은 1편처럼 젊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등장한다. 특유의 우아한 의상과 올림머리도 여전하다. CGI일 가능성이 농후하지만, 제작진은 아직 그 방법을 정확히 공개하지 않은 상태다. 크레딧에는 원조 배우 숀 영과 대역(Performance Double) 배우 로렌 페타의 이름이 함께 올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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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otes 명대사
」 블레이드 러너
“‘인간보다 더 인간답게’, 그게 우리의 좌우명이지(More human than human is our motto).”
“그 여자가 죽게 돼서 참 안됐네. 하긴 누군들 영원히 사나
(It’s too bad she won’t live! But then again, who does)?”
“그 모든 순간들이 서서히 사라지겠지. 빗속의 내 눈물처럼…. 이제 죽을 시간이야(All those moments will be lost in time like tears in rain…. Time to die).”
블레이드 러너 2049
“혹시 치즈 한 조각 가진 것 없겠지(You mightn’t happen to have a piece of cheese about you, now)?”
“그녀의 눈동자는 녹색이었어 (She had green eyes).”
“우린 도망치지 않아요(We don’t r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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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inner 스피너
」배트맨에게 배트모빌이 있다면, 블레이드 러너 K에겐 스피너가 있다. LA 경찰국의 전용차로 하늘을 나는 3륜 자동차다. 미술팀이 특수 제작한 자동차로 영화에서는 푸조(Peugeot)의 모델로 설정돼 있다. 외형은 1편의 스피너와 비슷하나, 루프에 정찰용 드론을 장착하고 있는 것이 큰 차이점이다. 주변 경비는 물론 땅속 깊이 투시까지 할 수 있는 똑똑한 드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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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chnology
과학 기술
전편에 이어 미래 기술을 엿보는 재미가 크다. 건더기 스프 형태의 식량, 레이저형의 움직이는 네일 아트, 손바닥 크기의 움직이는 사진, 타인의 기억을 볼 수 있는 기계, 맹인을 위한 드론 모양의 센서 등이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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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icorn 유니콘
」‘블레이드 러너’에서 데커드의 꿈속에 나타났던 동물. 일부 팬들은 유니콘 장면을 두고 ‘블레이드 러너’ 시리즈(1982~)의 영원한 미스터리인 데커드의 정체(인간인가 리플리컨트인가)에 대한 암시로 해석하기도 한다. 원작의 결말에서 데커드의 동료이자 블레이드 러너인 가프는 데커드의 집 앞에 종이접기 유니콘(사진)을 남기는데, 마치 데커드가 꾼 꿈의 내용을 알고 있다는 뉘앙스를 풍기기 때문. ‘블레이드 러너 2049’의 K 역시 데커드처럼 동물 상징(목각 말 인형)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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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K(Voight-Kampff) Test 보이트 캄프 검사
」일종의 거짓말 탐지기 검사. 자극적인 질문(이를테면 ‘생굴에 삶은 개고기를 먹는다면?’ ‘갓난아기 가죽으로 만든 가방인데, 멋지죠?’)에 따른 눈동자의 반응을 이 기계로 체크해 리플리컨트 여부를 가린다(원작 소설에서는 뺨에 철망으로 된 원판 측정기를 붙여 모세혈관 반응을 보는 대목도 나오지만, 영화에는 등장하지 않는다). 원래는 큰 서류 가방에 담아야 할 정도로 부피가 컸지만, ‘블레이드 러너 2049’에서는 스마트폰 정도로 크기로 작아져 휴대가 편해졌다. 보이트 캄프 장비 외에 블레이드 러너의 복종성을 검사하는 기준선 테스트(Baseline Test) 기계도 새로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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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llace Corporation 월레스 기업
」'블레이드 러너'의 타이렐 기업으로부터 리플리컨트 제조 기술을 이어받은 거대 기업. 총수 니안더 월레스 (자레드 레토)의 이름을 땄다. 빌뇌브 감독은 애초 월레스 역할에 영국 가수 데이비드 보위를 염두했지만, 지난해 초 그가 사망하자 록밴드 써티 세컨즈 투 마스의 보컬이기도 한 배우 자레드 레토를 기용했다. 극단적인 메소드 연기로 유명한 레토는 시각장애를 가진 월레스를 실감나게 연기하기 위해 촬영장에서 불투명 콘택트 렌즈를 끼고서 촬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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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enophobia 외부자 혐오
」원작의 디스토피아 세계에는 인간보다 훨씬 뛰어난 능력을 가진 리플리컨트에 대한 인류의 적개심과 공포심이 깔려 있다. 문화·인종적 다양성이 넘치는 미래 도시에서, 복제인간이라는 이유로 차별과 혐오에 마주치는 리플리컨트의 처지는 무척 아이러니하다. ‘블레이드 러너 2049’에서 인간과 리플리컨트의 갈등은 더 격심해졌다. 영화 초반부 리플리컨트를 ‘껍데기 인간(Skinner 혹은 Skinjob)’이라고 부르며 경멸하는 인간들의 비정한 모습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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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ars 연도
」블레이드 러너 세계관에 일어난 주요 사건을 연도별로 모았다. 세 편의 프리퀄 단편 영화는 유튜브에서 볼 수 있다.
※ 연도 | 영화 | 주요 사건
2019년 | ‘블레이드 러너’
2022년 | 프리퀄 단편 애니메이션 ‘2022:블랙아웃’
2036년 | 프리퀄 단편 ‘2036:넥서스 던’
2048년 | 프리퀄 단편 ‘2048:노웨어 투 런’
2049년 | ‘블레이드 러너 2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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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immer 한스 짐머
」원래 ‘블레이드 러너 2049’의 음악감독은 ‘프리즈너스’ ‘시카리오:암살자의 도시’ ‘컨택트’(2016) 등 빌뇌브 감독의 전작 세 편을 함께 한 아이슬란드 작곡가 조한 조한슨이 예정돼 있었다. 하지만 제작 과정에서 조한슨이 하차하면서, 바통은 ‘그것’(9월 6일 개봉, 안드레스 무시에티 감독)의 음악감독 벤자민 월피시와 150편이 넘는 영화음악을 담당한 할리우드의 간판 작곡가 한스 짐머에 넘어갔다. 두 사람은 ‘블레이드 러너’의 OST를 맡았던 그리스 작곡가 반젤리스의 몽환적이고 미래적인 분위기를 탁월하게 재현했다. 엔딩 장면에선 1편의 명곡 ‘Tears In Rain’을 편곡하기도 했다. 짐머는 지난 10월 7일 내한 공연을 펼쳤다.
백종현·고석희 기자 baek.jonghyun@joongang.co.kr 사진=소니 픽쳐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