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통선 북쪽인 민북 지역까지 소나무 재선충이 번질 경우 방제작업이 쉽지 않아 자칫 산림이 취약한 북한까지 퍼질 수도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산림청 국감에서 김현권 의원 지적
파주·연천 민통선 7~10㎞ 떨어진 곳
"민통선 북쪽 감염되면 방제 어려워"
작업자 출입 까다롭고 지뢰도 있어
김 의원은 "일단 민북지역까지 소나무 재선충이 번지면 방제하기가 훨씬 어려워진다"고 지적했다.
방제 인력의 진입이 까다로워지고, 지뢰 지대가 많아 방제 작업 자체도 어려워진다는 것이다.
민북지역 방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자칫 북한까지 재선충이 번질 수도 있다고 김 의원은 우려했다.
김 의원은 "소나무 재선충이 민통선 이북 지역으로 확산하지 않도록 방제 저지선을 구축하는 등 예방 방제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매개충은 활동 범위가 4㎞ 정도여서 매년 4㎞ 정도씩 퍼져 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산림청 관계자는 "남북한 사이에 비무장지대(DMZ)가 가로 놓여 있고, 남북한 양측이 비무장지대 내부의 나무를 잘라 버렸기 때문에 재선충이 북상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하지만 녹색연합 서재철 전문위원은 "과거 한국 전쟁 직후부터 남북한이 비무장지대 안쪽으로 철책선을 전진 배치하면서 이제는 남방한계선과 북방한계선 사이의 거리가 좁은 곳은 700m, 넓은 곳도 1.2㎞에 불과하기 때문에 충분히 소나무 재선충이 전파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방제 능력이 떨어지는 북한 지역까지 번질 경우 겉잡을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고, 북한 측이 남한의 부실한 대응을 비난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재선충은 맨 눈에 잘 보이지 않는 0.6~1㎜의 작은 벌레다. 주로 소나무와 잣나무의 줄기와 가지에 침투해 수분 이동을 막아 말라죽게 만든다. 일단 감염되면 100% 말라죽기 때문에 감염된 나무를 잘라내 소각을 하거나 비닐을 덮고 소독약을 뿌리는 훈증 작업을 하게 된다.
1988년 부산 금정산에서 처음 발생한 이래 전국적으로 확산됐고, 2005년에는 재선충병 방제특별법이 제정되면서 2010년까지 감소했으나 2011년부터 다시 전국 곳곳에서 기승을 부리고 있다.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kang.chansu@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