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늙은 도시의 눈물 … 해법은 ③ 대구 남구 대명동·중구 대신동
대구시 등 자치단체에서도 심각성을 인지한 상태다. 이달부터 2020년까지 20억5700만원의 예산을 들여 도시재생 사업을 한다. 도시가스 공급 관을 매설하고 폐·공가를 정비한다. 주차장 등 주민편의시설을 만들고 낡은 집 담장을 고치는 방식이다.
캠프워커·달성토성 주변 주택가
고도제한 등 규제에 점점 슬럼화
시, 2010년부터 낙후도심 재생사업
‘앞산 맛둘레길’ 등 6곳 정비 마쳐
주민 “재개발 해달라” 일부 마찰도
지난달 25일 동네를 찾았더니 미용실과 식당 등 언뜻 봐도 문을 닫은 지 수십 년은 돼 보이는 빈 상가들이 곳곳에 있었다. 가로등이 없는 곳도 여러 곳이었다. 여관을 운영하는 김모(60)씨는 “동네 자체가 너무 낙후됐다. 그나마 여관 주변은 사비를 들여 재단장했다”고 답답해했다.
대구시 등은 최근 전체 45곳 중 6곳에 대해 1차 손질을 끝냈다. 대표적인 사업지는 남구 앞산 웰빙먹거리타운이다. 이곳은 앞산순환도로가 건설되면서 오가는 사람이 적어져 수십년에 걸쳐 낙후됐다. 대구시는 등산로인 앞산 자락길과 먹거리상가를 자연스럽게 연계시켜 ‘앞산 맛둘레길’로 변신시켰다. 2010~2015년까지 100억원을 들여 현충삼거리~빨래터공원(1.5㎞) 일대를 꾸몄다. 도로를 내고, 음식 관련 조형물 등을 설치했다. 효과는 나타났다. 맛둘레길 조성 후인 2016년 상가들의 한 해 매출이 전년에 비해 평균 30% 가량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점포도 7개 새로 생겼다.
활기를 되찾지 못한 곳도 있다. 사업 계획단계에서부터 주민들과 마찰을 빚은 남구 대명2·3동같은 곳이다. 70~80년대 양옥집이 가득했던 이 지역은 90년대 하나둘씩 아파트를 찾아 떠나가고 계명대 대명캠퍼스 내에 있던 학과 일부가 달서구 신당동 성서캠퍼스로 둥지를 옮기면서 쇠퇴했다. 학교 앞 상가들은 문을 닫았고 사람들의 발길도 줄었다. 2014년 대구시는 240억원을 들여 이 동네를 살리겠다고 나섰다. 계명대 대명캠퍼스 주변에 대명공연문화거리를 조성하고 주민자치 공간을 새롭게 만들 계획이었다. 하지만 주민 대부분이 거절했다. 아파트가 들어서는 재개발이 더 유리하다는 판단에서다. 김태운 경북대 행정학과 교수는 “자치단체는 주민과 소통하면서 구도심 재생의 필요성에 대해 이해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대구=김윤호·백경서 기자 baek.kyungse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