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고로 운전자 한무상씨를 제외한 부인, 딸, 3살과 생후 3개월 외손자 2명까지 모두 4명이 사망했다.
실험에서는 사고 차량의 인젝터, 고압연료펌프, 터보차저를 가져다 재현 실험을 했다. 사고 뒤 남은 엔진오일도 그대로 재활용했다.
시동을 걸고 2분여가 지나자, 2000RPM이던 회전수가 5000RPM까지 치솟았다. 급가속 현상은 멈추지 않았고, 키를 뽑은 뒤에도 엔진은 멈추지 않았다.
연구팀은 비정상적으로 양이 늘어나 있던 엔진오일에 주목했다. 고압연료펌프 결함으로 경유가 흘러 엔진 오일과 섞여 이런 현상이 일어났다고 분석했다.
류도정 한국폴리텍대학 부산캠퍼스 자동차과 교수는 "경유가 섞인 엔진오일이 터보차저를 통해 흡기 계통으로 빨려 들어가 그것으로 인해 엔진 급가속이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사고 이전부터 해당 차량의 고압연료펌프에 대해 무상수리를 해왔다. 이 고압연료펌프는 보쉬의 제품으로 현대차가 납품받아 이용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실험 결과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지난해 9월 내놓은 '교통사고분석 감정서'의 내용과는 차이가 있어 향방이 주목된다. 국과수는 지난해 감정서에서 "엔진 및 고압펌프 주변에서 연료 및 오일 누출 등 작동 이상을 추정할 만한 특이점이 관찰되지 않았다"며 "엔진 구동 및 제동 계통에 대한 제한적 검사에서 작동 이상을 유발할 만한 기계적 특이점은 식별되지 않았다"고 했다.
또 "싼타페 차량이 사고를 내기까지 브레이크 등이 꺼진 상태로 보인다"는 소견을 내놓았다. 즉 브레이크를 밟지 않았을 가능성을 제기한 것.
현대차 측은 이번 실험 결과와 관련해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인 만큼 감정 결과를 포함해 구체적인 입장을 내놓기는 어렵다"고 전했다.
한씨는 현대차와 보쉬코리아를 상대로 부산지방법원에 100억원 대 손해배상청구소송을 냈다. 첫 공판은 다음달 열린다.
여현구 인턴기자 yeo.hyungo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