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 아파트가 늘어난 것도 이유다. 서울의 경우 지은 지 15년이 지난 아파트가 50%가 넘는다. 그만큼 집안을 리모델링해 새로 꾸미고 싶어하는 수요가 많다는 의미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욕실 시장 규모는 2012년 2조원에서 지난해 4조3000억원으로 4년 만에 두 배 성장했다. 올해는 5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욕실 꾸미기 열풍, 최근엔 건식 선호
욕조 크기 줄고 파우더룸 겸용 늘어
로얄앤컴퍼니, 70개 브랜드 편집숍
한샘, 천연대리석 유로 스타일 선봬
대림통상은 도비도스 존으로 승부
요즘 욕실은 습식에서 건식으로 바뀌는 분위기다. 욕조 대신 샤워 부스를 선호한다. 욕조를 설치하더라도 일반 욕조의 절반 크기인 반신욕용 욕조를 찾는 수요가 늘고 있다. 황 부장은 “욕실에 대한 가장 큰 불만이 곰팡이와 눅눅함”이라며 “요즘 소비자들은 그래서 최대한 물기를 없앨 수 있는 형태를 원한다”고 말했다.
마감재도 달라졌다. 욕실엔 화이트 타일이나 스테인리스가 대부분이었다면 요즘은 우드나 대리석을 선호한다. 황동색 놋쇠인 브라스(Brass) 재질의 용품은 일반 스테인리스보다 화려한 느낌을 준다. 타일도 흰색 계열의 단일 색상에서 벗어나 패턴이나 녹색, 파란색 같은 컬러 타일이 유행이다.
한샘은 지난 7월 욕실 인테리어 패키지인 ‘유로 프렌치 클래식’과 ‘유로 매니쉬 모던’을 출시했다. 유로 프렌치 클래식은 거실이나 침실에서 볼 수 있었던 천연대리석 판넬과 수납장으로 이뤄졌다.
일반 욕실 타일보다 7배 정도 큰 천연대리석 판넬은 디자인 뿐 아니라 판넬 사이 이음새가 적어 곰팡이 우려를 덜 수 있다. ‘유로 매니쉬 모던’패키지는 콘트리트 패턴의 판넬을 적용해 남성적인 분위기를 살렸다. 평균 400만원 선이다.
대림통상도 올 3월 바스전용 브랜드인 ‘도비도스’를 론칭하고 욕실 인테리어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각 판매 대리점에 ‘도비도스 존’을 조성했다. 가격에 맞춰 고르던 방식에서 벗어나 커피숍처럼 정해진 인테리어 콘셉트에 따라서 소품까지 일일이 고를 수 있다.
새턴바스는 액상 아크릴 소재를 활용한 인조대리석인 아리움으로 만든 세면대 등 욕실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색이 곱고 부드러운 질감이 특징이다. 탈·부착할 수 있는 프리스탠딩 타입 제품도 내놨다. 일반 제품보다 가격이 20~30% 비싸지만 이사할 때 떼어서 가져갈 수 있다.
최현주 기자 chj80@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