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희 의원에 따르면 4850억원(2014년) 규모의 생리대 시장은 독과점이 장기간 지속한 것으로 나타났다. 판매액 상위 3개 기업의 시장 점유율이 2010년 이후 꾸준히 75%를 넘어섰다. 2010년은 85.4%, 지난해 상반기는 77%로 집계됐다.
'유해성 화합물' 이슈 등에 가격 거품 논란 지속
김승희 의원, 생리대 가격·시장 조사 자료 공개
상위 3개 기업 시장 점유율 꾸준히 75% 넘어
공식 지정 없었지만 '시장 지배적 사업자' 확인
정부는 "가격 높다고 규제 어렵다" "조사 진행중"
제품가 꾸준히 올라, 유통 경로별 인상률 '제각각'
업계 "국내선 고가 제품 선호, 해외와 비교 어려워"
김 의원 "생리대 조사 결과와 상세 자료 발표해야"
그러는 사이 제품 가격은 꾸준히 올라가고 있다. 김 의원에 따르면 주요 업체 중 하나인 A사는 2010~2015년 일부 제품가를 최대 17.1% 올린 것으로 조사됐다. 한 제품은 개당 가격이 2010년 210원에서 2015년 246원으로 올랐다. 또다른 제품은 458원에서 510원으로 11.4% 인상됐다.
또한 국내 생리대 가격은 해외 주요국보다 비싼 편이다. 더불어민주당 서영교 의원은 최근 한국 생리대의 개당 평균 가격이 331원(지난해 기준)이라고 공개했다. 반면 프랑스는 218원, 일본·미국 181원으로 우리보다 낮았다. 미국(80.6%), 일본(82%), 프랑스(75.8%)도 한국처럼 상위 3개 기업의 독과점 구조지만 가격은 저렴한 것이다.
생리대 업계는 국내 제품 가격이 무조건 높은 건 아니라고 해명한다. 지속적인 가격 인상은 인건비 상승, 신기술 개발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본다. 또한 제조업체뿐 아니라 유통업체의 '마진'도 소비자 가격 결정에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업계 관계자는 "생리대가 개당 100원 수준의 저렴한 제품부터 훨씬 비싼 것까지 다양하게 공급되고 있다. 국내 소비자들은 상대적으로 고품질의 프리미엄 제품을 선호해서 가격이 비싸보이는 측면이 있다"면서 "해외는 일정하게 저가로 판매하지만 우리는 '1+1'이나 '50% 세일' 등 변화가 심해서 가격을 단순 비교하기 어렵다. 온라인과 소매점 등 유통 채널에 따라서도 가격이 달라진다"고 말했다.
생리대 가격 논란은 지난해 업계 1위 유한킴벌리가 일부 제품가격을 올리겠다고 밝히면서 본격화됐다. 저소득 여성 청소년들이 고가의 생리대 대신 신발 깔창이나 휴지, 수건을 쓴다는 사연이 알려지면서 여론이 악화됐고, 공정위가 직접 업계 조사에 착수했다. 올 들어선 VOCS(휘발성 유기화합물) 유해성 논란이 터져나오면서 가격 불만을 부채질했다.
하지만 지금껏 정부의 중간 조사 발표나 가격 공개 등은 나오지 않았다. 공정위는 조사가 마무리되고 담합 근거 등이 충분히 확보돼야 후속 조치에 나선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김승희 의원은 "공정위는 높은 생리대 가격에 대한 조사 결과와 상세 자료를 조속히 발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종훈 기자 sakeho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