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금니아빠' 딸 조사 시작, 각종 의문 풀 열쇠 될까

중앙일보

입력 2017.10.09 17:46

수정 2017.10.09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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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의 친구를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는 '어금니 아빠' 이모씨가 9일 서울 중랑경찰서에 들어서고 있다. 오종택 기자

경찰이 여중생의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구속영장이 발부된 ‘어금니 아빠’ 이모(35)씨의 딸(14)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다.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 중랑경찰서는 9일 "이씨의 딸 이양이 오전부터 의식을 되찾아 오후 3시부터 조사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경찰, 어금니아빠 이모씨 2차 조사
취재진 질문에 "들어가서 조사받겠다"
경찰 "오후 3시부터 딸도 조사 시작"

이날 조사는 이양이 입원한 병원에서 1시간 가량 진행됐다. 경찰 관계자는 "이양이 피로를 호소하는 등 원활한 조사가 불가능해 추가 조사가 필요한 상황이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번 사건의 전말을 밝히는데 이양의 진술이 결정적인 단서가 될 거라 보고 있다.
 
피해자가 숨질 당시 서울 중랑구 망우동 집엔 이씨 부녀만 있었다. 지난 1일 두 사람이 피해자의 시신이 담겼을 것으로 추정되는 가방을 승용차에 싣는 장면이 담긴 CCTV 영상도 확보했다. 이양은 사건 발생 전날인 9월 30일 같은 초등학교를 졸업한 피해자에게 ‘같이 놀자’며 연락했다. 경찰은 이씨와 함께 이양도 피의자로 입건했다. 검거 당시 이양은 수면제를 과다 복용해 의식을 잃은 상태였다.

'어금니아빠' 이모씨가 지난 1일 자신의 딸과 함께 피해자의 시신이 담긴 것으로 추정되는 가방을 차량에 옮겨 싣는 CCTV 화면 [서울 중랑경찰서 제공]

 
‘어금니 아빠’ 이씨는 전날에 이어 이날도 경찰에 나와 조사를 받았다.  


오후 4시쯤 중랑경찰서에 도착한 이씨는 모자와 운동복, 슬리퍼 차림으로 휠체어를 타고 있었다. “피해자를 왜 살해했느냐”, “피해자를 성적으로 학대한 의혹을 인정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이씨는 “(경찰서에) 들어가서 조사받겠다”고만 답했다. 
 
이씨에 대한 조사도 원활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이씨가 살인 등 범죄 혐의에 대해서 횡설수설 하는 등 조사가 불가했다"고 설명했다. 이씨는 1시간 가량 조사를 마치고 다시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씨는 전날 진행된 1차 조사에서도 범행 동기나 혐의 인정 여부 등 사건과 관련된 일체의 질문에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 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서도 그는 시체 유기 혐의만 인정했고, 살인 여부 등에 대해선 입을 다물었다.
 
이씨는 도피 도중 남김 ‘동영상 유서’와 홈페이지에 게시한 글에서 “영양제 안에 넣은 약을 아이들이 모르고 먹었다”고 주장하는 등 살인 혐의를 부인해왔다.
 
경찰은 이씨가 병원에 곧바로 연락하지 않고 사체를 유기한 점 등을 들어 살인 혐의가 충분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경찰은 피해자 부검 결과 끈에 의한 교사로 추정된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구두 소견과, CCTV 등에 담긴 정황 등을 토대로 이씨의 살인 혐의를 입증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최규진 기자 choi.kyuj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