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비 세 마리 세트와 소용량 과실주 세트’
신세계백화점이 내놓은 이번 추석용 명절 선물세트다. 혼자 사는 사람들을 위한 이른바 ‘혼밥(혼자 밥 먹기)용 선물’이라는 게 백화점 측의 설명이다. 굴비는 한 줄에 열 마리씩 두 줄로 엮은 한 두름 대신 세 마리가 묶였고, 과실주 미니 선물세트는 375㎖짜리 사과주ㆍ오미자주ㆍ복분자주 세 개로 구성됐다. 혼자 사는 사람들이 많아진 것이 명절 선물세트의 구성에도 영향을 미친 것이다.
혼자 사는 20~30대 젊은 층을 위한 팬케이크와 잼 선물 세트도 등장했다. 백화점 관계자는 “각종 전과 나물보다 카페에서 먹는 ‘브런치(아침 겸 점심 식사)’에 익숙한 젊은 세대들을 겨냥해 새로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롯데백화점도 혼자 추석을 보내는 ‘혼추족’을 대상으로 닭발과 오돌뼈가 담긴 안주 선물세트와 몇 가지 종류의 불고기를 넣은 불고기 선물세트를 내놓았다.
또 다른 트렌드는 ‘실속’이다. 이마트는 자체 제작해 가격을 낮춘 ‘노브랜드 추석 선물세트 10종’을 내놓았다. 아몬드 같은 견과류와 참치통조림 등으로 구성됐다. 또 ‘선물은 소고기’라는 관념에서 벗어나 칼집 삼겹살과 명이나물 등을 담은 세트도 마련했다. 지난해 9월 시행된 ‘김영란법’의 영향으로 5만원 이하의 선물세트도 크게 늘어났다.
이처럼 명절 선물세트는 시대에 따라 변한다. 오현호 롯데백화점 식품 부문 바이어는 “사회적인 분위기에 따라 선호하는 명절 선물세트의 상품군 및 가격대가 꾸준히 변화하는 추세다. 최근에는 변화 속도가 더욱 빠르다”고 말했다. 변해온 명절 선물세트의 모습에는 당시의 시대상이 반영돼있다.
1950년대: 쌀ㆍ밀가루ㆍ계란
1960년대: 설탕ㆍ통조림ㆍ라면
1970년대: 커피ㆍ속옷ㆍ비누
1980년대: 고기ㆍ넥타이ㆍ지갑
1990년대: 상품권ㆍ양주ㆍ특산물
2000년대: 굴비ㆍ홍삼
2010년대: 와인ㆍ디저트ㆍ해산물
송우영 기자 song.wooyeo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