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ep inside│밀레니엄 시리즈
밀레니엄 1~3권 스티그 라르손 지음,
밀레니엄 4권 다비드 라게르크란츠 지음
임호경 옮김, 문학동네
스웨덴의 작은 섬, 열여섯 살 소녀가 실종된다. 이름은 하리에트 방예르. 1년 후, 그녀의 삼촌 헨리크 방예르에게 압화 한 송이가 배달된다. 도대체 누가 보낸 것일까. 하리에트가 여덟살 때, 그녀는 삼촌의 생일 선물로 압화를 만들어 준 적이 있었다. 이 특별한 선물은 이후로도 그의 생일마다 배달된다. 40년 동안, 한 해도 빠짐없이. 결국, 헨리크는 미카엘 블롬크비스트라는 이름의 기자 한 명을 고용한다. ‘밀레니엄’이라는 사회고발 잡지의 발행인이자 한번 사건을 물면 놓지 않는 워커홀릭 기자다. 헨리크는 “내 어린 조카딸을 죽인 그 쓰레기를 찾고” 싶다고 말하며 이렇게 덧붙인다. 내 가족들을 살펴보라고. 왜냐하면 스웨덴 산업의 기둥이자 부유함의 상징인 방예르 기업 사람들은 사실 “도둑놈, 수전노, 깡패 혹은 무능력자에 불과”한 존재들이기 때문이다. “내 최악의 적이 누군지 아나? 그것은 다른 회사들, 내 경쟁자들이 아니었네. 바로 내 가족들이 최악의 원수였지.”
1~3권 내고 심장마비로 숨진 작가
소녀 실종 파헤치는 기자와 해커
은폐된 악의 세계 추적 실감 묘사
스웨덴서 영화 3편, 할리우드 가세
파시즘·젠더폭력·국가폭력 건드려
노벨상 작가 요가 “불멸의 문학”
기자 출신 작가가 이어 쓴 4권
유족·출판사가 후계작가 공식 지정
주인공을 원작자 분신으로 그려내
그럴 만도 했다. 1986년, 스웨덴 사민당의 상징이었던 총리 울로프 팔매는 산책을 하다 총에 맞아 죽었으니까. 스웨덴에서는 지적장애, 신체장애를 가진 이들이 강제불임 시술을 당한 적이 있고, 인종차별도 만연했다. 이것이 기자 라르손이 목도한 평화로운 복지국가 스웨덴의 실상이었다. 그는 계속 싸우는 데 자기 자신을 걸었다. 누군가의 소중한 일상을 파괴하는 것에 맞서 싸우는 건, 그의 분신 미카엘의 대사를 빌리자면 “윤리” 였으니까. 『밀레니엄』은 라르손의 이 신념을 담고 있다.
스모키 화장과 피어싱, 사람들과 어울리지 않는 고독한 성격. 그리고 천재. 그녀는 유능하다. 놀라운 기억력, 흔적도 남기지 않는 해킹 실력, 뛰어난 직관과 판단력. 나는 순식간에 리스베트에게 매료됐다. 나는 그녀를 더 보고 싶었다. 그녀가 미카엘과 함께 하리에트의 비밀을 찾아내는 장면을 읽고 싶었고, 살인범을 응징하는 장면을 보고 싶었다. 그리고 나는 읽게 된다. 한 소녀의 실종이 끔찍한 현실로 연결되는 놀라운 결말을. 그리고 또 읽게 된다. 이 소설의 가장 유명한 대사. “기억해둬. 내가 미친년이라는 사실을.”
이 대사는 강간 피해자 여성이 전기 충격기로 가해자를 기절시킨 후 나온 말이다. 물론, 전기충격기는 시작에 불과했다.
강화길 소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