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성민우회는 창립 30주년을 맞이해 지난 6월부터 두달간 10대에서 70대 여성 1257명을 대상으로 성차별 사례 4563건을 제보받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드러났다고 28일 밝혔다.
설문에 참여한 1257명 중 93%인 1169명은 "한국을 성적으로 평등한 국가라고 생각하나요"라는 질문에 "아니요"라고 답했다. "예"라고 대답한 여성은 2%(26명)에 그쳤다. 5%(62명)는 대답을 하지 않았다.
여성들이 성차별을 가장 많이 느끼는 곳은 어딜까. 설문에 참여한 여성들이 밝힌 성차별 사례 중 23%(1092건)는 가족관계에서 발생했다. 이어 '운전을 하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15%(699건), '학교에서' 14%(659건)가 뒤를 이었다.
가족들에게 성차별을 느낄 때는 여자라는 이유로 집안일을 요구당할 때였다. 유치원 등에서 어린 시절부터 남자색·여자색을 구분해 배우는 등 일상적인 영역에서도 차별을 느낀다고도 답했다. 특히 이번 조사 결과 전 영역에 걸쳐 무시· 반말· 비하· 외모 지적의 차별 양상이 드러났다. 이에 대해 민우회는 "특히 외모 지적은 학교, 가정, 일터, 대중교통 등 영역을 망라하고 가장 많이 보편적으로 등장한다"고 해석했다.
이번 조사결과는 이날 오후 3시 서울 마포구 가톨릭 청년회관 3층에서 열리는 '한국여성민우회 30주년 기념토론회'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