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국 정부의 가솔린ㆍ디젤차량 퇴출 선언과 유수 업체들의 투자 방침과 맞물리면서 가뜩이나 뜨거워진 전기차 시장이 더욱 달아오를 전망이다.
다이슨 창업주인 제임스 다이슨 대표는 26일(현지시간) 직원들에게 e메일을 보내 전기차 프로젝트에 20억 파운드(약 3조원, 26억8000만 달러)를 투입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 투자를 기반으로 2020년부터 배터리로 구동하는 자동차를 생산ㆍ판매하겠다는 것이다. 회사 공식 트위터 계정을 통해서도 이같이 내용이 공개됐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투자액 가운데 절반은 차량개발, 나머지 절반은 배터리 제작에 사용된다.
다이슨 대표는 “자동차산업에서 신기술 경쟁이 치열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내놓을 차량에 대해서는 “(다이슨이 출시하는 전기차는) 기존과 아주 다르고 급진적”이라고 말했다. 다이슨은 2015년부터 BMW, 애스톤마틴, 테슬라 등에서 스카우트해 온 엔지니어 400여명으로 자동차팀을 구성해 프로젝트를 진행해왔다. 다이슨 대표는 “차량이 디자인됐고 움직일 준비도 끝났다”면서도 “계속 디자인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기차 가격과 관련해서는 “기술에 관한 것”이라며 고급 시장을 겨냥한 비싼 교통수단이 될 것임을 시사했다.
이 같은 상황을 종합하면 다이슨이 목표로 하는 시장은 중국이 될 가능성이 크다. 다이슨 대표는 “출시차량은 영국의 수출로 잡히게 될 것”이라며 “생산공장도 우리의 시장과 가까운 곳에 지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극동 너머까지 큰 시장을 바라보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은 전세계 차량 소비의 3분의 1(지난해 약 8400만대)을 차지했고 전기차(플러그인 하이브리드 포함) 역시 54만대 가까이 팔면서 독보적인 시장이 됐다.
다이슨의 전기차 진출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FT에 따르면 컨설팅업체 알릭스파트너스의 앤드류 버그바움는 “전기차를 개발해 2020년에 출시한다는 시간표는 매우 야심 찬 것”이라면서 “투자금을 회수하기 전까지 수년간 손실을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이슨 대표는 가전업계의 혁신을 이끌었다는 평가와 함께 2007년 영국 여왕으로부터 기사작위(Knight Bachelor)를 받았다.
문병주 기자 moon.byungjoo@joongang.co.kr
다이슨 대표 “3년간 3조원 투자해 전기차 개발”
“기존과 아주 다르고 급진적”…명품 이미지 이을 듯
정부들 앞다퉈 화석연료차 퇴출 선언에 전기차 경쟁 가속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