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딩, 대학 가다-①인천시 송도 연세대 국제캠퍼스
중딩들의 캠퍼스 탐방
‘중딩, 대학 가다’ 코너를 새로 선보입니다. 대학 진학에 뜻이 있는 청소년들이 대학을 보다 깊이 이해하고, 자기 적성·끼에 맞는 대학·전공을 발견하도록 돕자는 취지입니다.
캠퍼스 전반은 물론 대학 내의 유명한 연구소·시설, 인기 교수 강의, 지역사회 연계 프로그램 등 청소년 눈높이에서 알아두면 유용할 콘텐트를 탐방 형식으로 소개합니다. 그 첫 번째로 연세대 1학년 학생은 전공·출신을 불문하고 1년간 의무적으로 함께 모여 ‘생활’한다고 하는 연세대 국제캠퍼스(인천시 송도)를 찾아갑니다. 중앙일보·소년중앙 독자에게도 탐방 기회는 열려 있습니다. 관심 있는 대학·전공 등을 주소·구독자명 등 독자 정보와 함께 적어 e메일(education@joongang.co.kr)로 보내 주세요.
캠퍼스 전반은 물론 대학 내의 유명한 연구소·시설, 인기 교수 강의, 지역사회 연계 프로그램 등 청소년 눈높이에서 알아두면 유용할 콘텐트를 탐방 형식으로 소개합니다. 그 첫 번째로 연세대 1학년 학생은 전공·출신을 불문하고 1년간 의무적으로 함께 모여 ‘생활’한다고 하는 연세대 국제캠퍼스(인천시 송도)를 찾아갑니다.
신입생 전원이 1년간 기숙사 생활
전공·국적 다른 친구들과 동고동락
“학생증으로 도서관 자리 예약하고
옥상정원 데이트도 하고 싶어요”
"와! 여기 호텔 같아요."
경기도 풍양중 1학년 최지웅군은 방 안쪽의 카드키 박스에 학생증이 꽂혀야 전기가 들어오는 것을 보고 눈이 휘둥그레졌다. 최군 옆에서 김가영(서울 강동중3)·전민주(경기 광명중1)양, 김지만(서울 온곡중3)·김현송(부천 역곡중1)·최지웅(경기 풍양중1)군도 호기심 가득한 눈빛으로 방 내부를 둘러봤다.
이날 캠퍼스 투어 가이드는 연세대 3학년 학생이며 이 학교 홍보 동아리('인연')에서 활동하는 성경준(사학과·15학번), 이선혜(스포츠응용산업학과·15학번)씨가 맡았다.
국제캠퍼스는 연세대가 '기숙형 대학'(Residential College, RC)을 지향하며 2013년 열었다. 연세대 신입생은 전원(약 5000명)은 1학년 1년간을 여기에서 보낸다. 이후 2학년부터는 서울 신촌캠퍼스 등에서 보낸다. 경준·선혜씨 역시 1학년을 이곳에서 지냈다.
김성수 연세대 RC교육원장은 이날 중학생들에게 "연세대 국제캠퍼스는 기숙형 대학으로는 아시아에서 최초"라고 소개했다. 집이 국제캠퍼스에서 멀지 않은 학생이라도 의무적으로 기숙사에서 지내야 한다. 경준씨는 "단순히 기숙사가 아니라 인성교육, 사회기여 등 강의실 교육에서 한 발 더 나간 공부를 하는 곳"이라며 "전공이 다른 신입생을 섞어 방을 배치한다. 나와는 다른 환경에서 자라고 생각과 취향도 다른 친구와 같은 방에서 생활하며 양보와 배려를 경험하는 시간이었던 같다"고 기억했다.
"호텔 아니고, 기숙사 맞아요?"
연세대 국제캠퍼스가 '연인(延仁) 프로젝트’라는 이름의 지역 청소년 멘토링을 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이 캠퍼스의 대학생들이 인천의 초·중·고교생의 형·오빠 혹은 누나·언니가 돼주는 프로그램이다. 지난해까지 인천의 128개 초·중·고교 학생 2400여 명이 연세대 학생 1050명의 '동생'이 됐다. 어렵게 느끼는 교과목에서 도움도 받고 더러는 체험 학습도 함께 했다.
중딩들은 이날 기숙사 방(2~3인실)에서 침대와 책상 등을 관심 있게 지켜봤다. 전민주양은 “기숙사는 열악할 것 같다는 편견이 있었는데 여긴 우리 집에 있는 내 방처럼 편안하게 느껴진다”고 했다. 김가영양은 2층 침대를 재미있어 했다. 가영양은 "학교 수련회 때 이런 2층 침대에서 친구랑 몰래 밤늦게까지 떠들던 게 생각난다"며 "여기도 소등시간이 되면 불 끄고 자야 하느냐"고 물었다. 경준씨는 “소등 시간은 없지만 오전 2~5시는 통금시간이어서 들어올 수도 나갈 수도 없다"고 설명했다. 김성수 RC원장은 “전공이 다를 뿐 아니라 더러는 국적이 서로 다른 학생들이 한 방을 함께 쓰게 된다. 서로를 배려하며 공감능력을 기르게 하기 위해 통금 등 몇 가지 규칙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현송양이 "2층 침대를 차지하려고 싸우지는 않느냐"고 묻는 바람에 대학생들이 한참을 웃었다. 선혜씨는 "친구랑 같이 산다고 생각하면 된다. 같이 공부도 하고 놀기도 해 1년을 즐겁게 보냈다"고 답했다.
커뮤니티룸 한쪽 벽엔 김대중 전 대통령을 비롯해 노벨상 수상자들의 얼굴이 여럿 걸려 있다. 한가운데는 물음표(?)가 적혀 있다. 김 원장은 중딩들에게 “우리 대학생들이 저 자리에 자기 얼굴이 걸리기를 꿈꾸라는 의미다. 중학생 여러분의 사진이 걸릴 수도 있다”고 격려했다.
중딩의 핫플레이스는 도서관
“여기 옥상 정원은 캠퍼스 커플(CC)의 메카예요” 경준씨의 설명에 중딩들은 “대박”을 외치며 셀카를 찍었다. 선혜씨는 "지하 1층부터 7등까지가 모두 다 도서관"이라며 "대학에 오면 제일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될 곳이 도서관"이라고 설명했다. 국제캠퍼스와 신촌캠퍼스는 상호 대출 시스템을 운양 중이다. 중딩들은 신촌 캠퍼스에 있는 책도 여기에서 오전에 신청하면 그날 오후에 받아볼 수 있다는 사실에 관심을 보였다.
영화관 같은 강의실 보고 "나도 연세대에 올래요"
김지만군은 “여기 DVD는 다 공짜냐”고 물었다. 경준씨는 "DVD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고 본인이 가져온 자료도 볼 수 있다. 세 명 이상이 오면 '시네마룸'을 빌려 독립된 공간에서 영화관처럼 영상을 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김 원장은 “미디어 감상실엔 38석 규모의 영화관 같은 강의실도 있다. 이곳에서 영화를 함께 보며 수업을 한 적도 있다”고 말했다.
“고교생들 사이에선 이 종이가 '연세대 오는 부적'이라고 불려요.”
선혜씨와 경준씨가 한 장씩 출력해 선물할 뜻을 비치자 김가영양과 김현송양이 손을 번쩍 들었다.
김현송양 등은 “외국인 학생과 한 방을 쓰며 생활한다는 게 신기하다. 도서관도 재미 있는 것 같아 나중에 꼭 이용해보고 싶다"며 '부적'을 받아 들었다. 선혜씨는 "다음 번엔 꼭 대학 선후배 사이로 만나면 좋겠다"고 격려했다.
중딩들의 방문 소감
"기숙사는 시설이 안 좋다는 편견이 있었는데 생각이 바뀌었다. 나도 나중에 학생증으로 자리를 예약해 연세대 도서관을 이용해 보고 싶다."(전민주, 경기 광명중1)
"기숙사가 아니라 호텔 같다. TV에서만 보던 시설에서 공부하면 기분이 좋을 것 같다"(최지웅, 경기 풍양중1)
"연세대생이 된다면 외국 유학생과 한 기숙사에서 생활해보고 싶다. 미디어감상실 수업도 꼭 들어볼 거다."(김현송, 부천 역곡중1)
"단순히 공부만 하는 게 아니라 서로 다른 친구들과 협업할 수 있는 대학 생활을 해보고 싶다."(김지만, 서울 온곡중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