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인은 무엇일까. 언론학 전공 교수 30명과 언론인 지망생 70명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했다. 지망생들은 서강대·연세대·이화여대·한양대 언론사 입사 준비 모임 회원과 세명대 저널리즘스쿨 대학원생들이다.
언론학 교수 30명, 언론인 지망생 70명 설문
종이신문, 양질의 탐구·보도 존재감”
과반수가 SNS 통한 뉴스 가장 불신
언론의 위기 극복할 방안 질문엔
63%가 “자본·권력 간섭서 독립을”
‘기존 언론의 신뢰 위기가 여론 형성에 미치는 영향이 걱정스럽냐’는 질문에 교수 3명 중 2명꼴로 “걱정스럽다”거나 “매우 걱정스럽다”고 답했다. 설문에 응한 교수 30명 중 12명은 “제도권 언론의 위기 때문에 시민사회의 여론이 양극단으로 치닫는 등 건전한 여론 형성에 악영향을 준다”고 진단했다. 교수들 가운데 드물게 ‘긍정적’이라고 답한 최지향 이화여대 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위기를 통해 언론이 자신들의 역할과 정체성, 나아갈 방향에 대해 다시 고민하고 건설적으로 임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언론사 지망생 중 절반 정도는 “기존 언론이 건전한 여론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의견을 보였다.
조사 대상자들은 뉴스 생산자에 따라 신뢰할 수 있는 정도가 다르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교수(17명)와 지망생(57명)이 가장 신뢰하는 매체는 종합일간지였다. 가장 불신하는 매체는 1인 방송 등 소규모 방송이었다.
뉴스의 유통 경로도 신뢰도를 따지는 주요 근거였다. 교수들 중 절반인 15명과 지망생 중 과반(51명, 72%)은 “카카오톡 등 채팅 서비스로 전달되는 뉴스를 가장 불신한다”고 했다. 교수(63%)와 지망생(85%) 모두 가장 신뢰하는 뉴스로는 ‘종이에 인쇄된 내용’을 꼽았다. 이기형 경희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종이신문은 온라인이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추구하기 어려운 양질의 탐구와 조직적 보도로서의 존재감이 있다. 다만 변화하는 미디어 환경에 맞춰 보다 치밀한 지면 분석과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응답자의 대다수(63%)는 기존 언론이 위기를 극복할 방법으로 ‘자본과 권력으로부터의 독립’을 꼽았다. 박조원 한양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권력으로부터 독립해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야 건전한 여론이 조성된다”고 말했고, 황인성 서강대 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도 “정치·경제적으로 외부 간섭과 영향에서 벗어나 독립적 위치를 분명히 지키는 일이 먼저다”고 했다.
한영익·송우영 기자 hanyi@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