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동연방대는 북극항로 개통과 동북아 경제권의 급부상에 맞춰 러시아가 추진하고 있는 신동방정책에 따라 극동지역 4개 대학을 통폐합한 극동 최고의 명문대다.
홍석현 한반도포럼 이사장
러 극동연방대서 명예박사 학위
첫 단계는 러시아의 역할 강화다. 미국과 중국이 경제 및 군사적 대립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러시아가 북핵 제재에 동참하면 미국과의 협력이 진전되고 동북아 평화를 도모할 수 있다는 것이다. 홍 이사장은 “러시아가 미국과 협력적 관계를 구축해 이란 핵 개발 위기를 해소한 것처럼 북핵에 대해서도 미·러가 전략적 협력을 할 수 있다”면서 “대립적 미·러 관계를 협력적으로 전환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홍 이사장은 “더 나아가 북핵 문제가 진전을 보이면, 그동안 정체됐던 남·북·러 3각 협력을 재가동할 여건이 생길 것”이라며 “탄력을 받으면 극동 개발에 관심을 갖고 있는 중국과 일본의 참여 가능성도 커진다”고 예상했다. 또 “이런 상황이 3국간 협력으로 끝나지 않고, 동북아의 지정학적 갈등을 지경학적 협력으로 전환할 수 있다”며 “다자간 협력구도가 구축되면 미국의 참여도 바라볼 수 있다”고 했다.
남·북·러 3각 협력은 이같이 러시아 극동 경제와 동북아 경제권에 긍정적 효과를 불러오면서 중요한 정치적 의미로 연결된다. 홍 이사장은 “지역 전반의 공존공영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러시아가 독일 통일에서 전향적인 정책을 가졌던 것처럼 한반도에서도 다시 그 역할을 해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한반도 통일을 의미한다. 그는 “한반도의 경제발전 동력이 러시아 극동지역 전체로 퍼져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내게 될 것”이라며 “이는 남·북·러 협력보다 수십, 수백 배 클 것”이라고 했다. 그야말로 ‘동북아 경제기적’이란 신조어가 탄생할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학위 수여식에는 아니시모프 총장 외에 블라디미르 쿠릴로프 법대학장을 비롯한 한·러·중·일 등 7개국 법학자, 알렉산더 롤릭 프리모르스키(연해주) 의회 의장, 이석배 블라디보스토크 총영사 등 200여 명이 참석해 홍 이사장을 환영했다. 극동연방대에서는 지난 7일 제3회 동방경제포럼이 열려 문재인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정상회담이 열렸다.
블라디보스토크=김동호 기자 kim.dongh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