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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M] '아메리칸 메이드' 영화 리뷰
TWA 항공의 최연소 민항기 조종사인 이 잘난 남자에게, 안전 운항만이 목표인 샐러리맨의 일상은 무료할 따름이다. 젊은 CIA 요원 몬티 쉐퍼(돔놀 글리슨)는 그런 씰을 알아본다. 맨손으로 성공을 거머쥐는 ‘아메리칸 드림’을 위해 얼마든지 무모해질 수 있는 인물임을 말이다. 씰의 비행기는 CIA가 밀반출한 무기와 어느새 그에게 손을 뻗친 콜롬비아 메데인 카르텔의 마약, 검은돈을 다발로 싣고 곡예 하듯 국경을 넘나든다.
나아가, 이건 국익이란 명분으로 암암리에 범죄를 불사해온 미국 정부에 대한, ‘유행을 뛰어넘은’ 풍자다. 게리 스피넬리가 쓴 시나리오가 2014년 ‘블랙리스트’(그해 할리우드에서 높이 평가됐으나, 미처 영화화되지 않은 시나리오 목록)에 오르고, 미국 현지 언론이 이 영화에 유난히 환호한 까닭일 것이다.
그 때문에 당대 미국 시대상에 익숙지 않은 관객에겐 이 미제 안티히어로의 인생 역정이 강 건너 불구경처럼 느껴질 공산이 크다. ‘엣지 오브 투모로우’(2014)에 이어 더그 라이만 감독과 크루즈가 두 번째로 호흡을 맞춘 액션영화다.
TIP 씰을 메데인 카르텔에 끌어들이는 마약왕 파블로 에스코바르의 뒷얘기가 궁금하다면 넷플릭스 드라마 '나르코스' (2015~)를 놓치지 말 것.
나원정 기자 na.wonjeo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