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고 싶은 일에 미쳐라, 우리의 미래가 바뀐다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
국내 1위 송금앱 ‘토스’ 일궈
누적 송금액 7조5000억 기록
“자격증 따면 삶이 안정? 이젠 끝
협업 역량 더 키우는 게 관건”
- 토스가 단기간에 일군 성과가 엄청나다.
- “회사의 목적은 돈을 버는 게 아니라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토스는 금융 관련 불편을 해결해주겠다는 사명감에서 출발했고, 많은 분이 공감해주신 것 같다.”
- 치과 의사를 그만두고 창업을 한 이유는.
- “치과 의사로 일할 때 마음에 채워지지 않는 부분이 있었다. 내가 원한 인생이 아니라 남이 원하는 인생을 살아왔다는 걸 깨달았다. 군 생활을 하던 3년 간 내가 원하는 삶을 고민했다. 기술 혁신을 통해 세계를 더 낫게 만드는 일을 하고 싶다는 확신이 생겨 창업을 결심했다.”
- 쉬운 결심이 아니었을텐데.
- “어려서부터 컴퓨터 프로그래밍(코딩·coding)을 좋아했다. 그때 배워둔 게 창업을 결심하게 된 계기가 된 것 같다. 그래서 코딩 교육이 정말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싶다. 지금까지는 영어 능력에 따라 진로가 많이 갈렸다면, 앞으로는 코딩 능력에 따라 진로가 갈릴 거다.”
- 미래엔 직업 선택의 기준이 바뀔까.
- “더이상 직함을 딴다고 삶의 안정성이 보장되는 시대가 아니다. 자격증이나 직함을 따기 위해 실제 역량에 도움되지 않는 공부를 하는 건 무의미해질 거다.”
- 공무원 같은 직업은 늘 안정적이지 않나.
- “하지만 수십만명이 몇년을 매달려 겨우 들어간 그 직장의 행복이 어떤가. 각자가 하고 싶은 일을 찾아 할 때, 사회 전체 행복감의 총량이 훨씬 클 거다.”
- 그러다 하고 싶은 일이 잘 안 풀리면 빈곤층이 되는 게 현실 아닌가.
- “그래서 사회 안전망을 과감히 확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보자. 실업 급여가 파격적으로 증가한다면 억지로 회사를 다니던 사람들이 나와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찾을 거다. 장기적으로는 사회의 다양성과 행복을 높일 수 있을 거다.”
- 그러려면 토스처럼 잘되는 회사들이 세금을 많이 내야 할텐데.
- “다른 기업인들은 어떻게 생각할지 몰라도, 나는 그렇게 하고 싶다. 인공지능이나 로봇을 통해 사회적 부를 창출하는 회사는 많은 돈을 내서 사회적 실험을 지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 지금의 교육 시스템은 어떻게 평가하나.
- “나는 이 교육 체제에서 모범생이었지만, 학교에서 배운 지식이 크게 도움이 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특히 성적을 받기 위해 외웠던 모든 것들이 후회된다. 더 큰 문제는 학교의 인간 관계가 너무 폭력적이란 거다. 서로 따뜻하게 안아주고 도와주는 걸 배우지 못하고 있다.”
- 어떻게 바뀔 수 있을까.
- “적어도 중학생 때까지는 지적인 호기심을 키워주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미적분을 가르치면 왜 미적분을 배우는지 알려주는 식이다.”
- 사업을 하면서도 그런 문제를 느끼나.
- “창업 초기에 힘들었던 게 협업해 본 경험이 없다는 거였다. 시행 착오 끝에 배운 게 있다. 각자가 내가 하는 일이 정말 중요하다고 느껴야 한다는 것, 그리고 누가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를 투명하게 공유해 서로를 신뢰해야 한다는 것이다.”
- 많은 젊은이들이 좌절감을 느낀다.
- “지금의 20대가 역사상 유례없는 도전에 직면한 건 확실하다. 하지만 동시에 안락한 삶에 집중하기보다 사회의 어떤 문제만은 해결해보겠다는 식으로 진취적인 생각을 해보면 좋겠다. 진짜 하고 싶은 일을 찾고, 용기있게 그 일을 하길 바란다. 처음엔 힘들어도 몇년이 지나면 훨씬 더 행복하다는 걸 발견할 거다.”
임미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