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보어드바이저는 인공지능(AI)·컴퓨터를 상징하는 로봇(Robot)과 자문·조언을 뜻하는 어드바이저(Adviser)를 합친 말이다. 사람(펀드매니저)이 어디에 얼마만큼 투자할지 결정하는 일반 펀드와 달리 로보어드바이저 펀드는 특정 알고리즘에 따라 컴퓨터가 자동으로 자산을 배분하고 관리한다.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바둑 대결로 인공지능 열풍이 불던 지난해 3월 금융위원회가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를 허용하는 ‘금융상품자문업 활성화 방안’을 발표하면서 시장이 커졌다.
로보어드바이저의 가장 큰 무기는 빅데이터다. 사람이 다 처리할 수 없는 방대한 양의 정보를 끊임없이 학습해 자산을 최적 비율로 배분한다. 자체 알고리즘과 머신 러닝(machine learning)이라 불리는 학습 시스템을 통해 각 종목의 특성과 수천 개의 상장지수펀드(ETF)를 필터링한다.
국내 금융투자 업계는 향후 4~5년간의 도입 및 정착기를 거쳐 로보어드바이저가 2020년 약 6조원 규모의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한다. 앞으로는 일반 투자자가 로보어드바이저에게 직접 돈을 맡기고, 로보어드바이저가 알아서 운용하는 시스템으로 바뀔 게 분명하다. 관건은 신뢰성이다. 사람이 관리하는 것보다 안전한지, 수익은 잘 내는지 따져봐야 한다.
신뢰·안전·수익성 높은 펀드 골라야
이 같은 결과에 대해 배원성 NH투자증권 로보어드바이저 사업추진팀장은 “요즘 같은 변동성 장세에서는 글로벌 자산 배분을 기본 원칙으로 하는 당사의 로보어드바이저 상품이 유리하다”며 “특정 자산군에만 집중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시장 상황에 따라 글로벌 주식과 채권, 원자재 등 투자 대상의 배분 비율을 조정(리밸런싱)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배 팀장은 또 “변동성이 크거나 하락장일 때 더 효과가 큰 게 로보어드바이저의 장점”이라고 말했다.
NH투자증권 ‘QV 글로벌 로보랩’ 출시
QV 글로벌 로보랩의 가장 큰 특징은 수익률이다. 금융위원회와 코스콤이 주관한 제1차 로보어드바이저 테스트베드에서 해외형 누적 수익률 1위를 차지했다. 심사 종료일인 4월 16일 기준 6개월 수익률이 6.38%, 9월 12일 기준 연 환산 수익률은 14.75%다. 안정성과 수익성 모두 어느 정도 검증이 됐다는 의미다.
NH투자증권은 로보어드바이저 시장에 가장 적극적으로 뛰어든 회사 중 하나다. 2015년 12월 업계 최초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인 ‘로보 어카운트(Robo Account)’를 출시했다. 로보 어카운트는 투자자의 투자 금액과 기간, 목표 금액을 분석해 최적의 투자 전략을 제공하고 KODEX200·KODEX레버리지 등 ETF를 자동으로 매매하는 시스템이다. 고객마다 다른 투자 기간을 6개월로 환산한 평균 수익률이 10.33%에 달해 성과도 좋은 편이다. 모바일증권 나무 모바일 트레이딩 시스템(MTS)에서 가입할 수 있다. NH투자증권은 이와 같은 로보어드바이저 기반 자산관리 서비스를 차세대 수익 모델로 정하고, 지난달부터 신규 고객에게 주식수수료 평생 무료 서비스를 적용하고 있다.
장원석 기자 jang.wonseo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