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NYT)는 미 정부가 북 미사일에 사용되고 있는 UDMH(비대칭 디메틸하이드라진)를 중국과 러시아가 제공하고 있는지 추적 중이라고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UDMH는 러시아ㆍ중국에서 주로 미사일 추진체에 사용하는 액체연료로 폭발성이 강하다. 에드워드 마키 상원의원(민주ㆍ매서추세츠)는 NYT에 “만약 북한이 UDMH를 가지고 있지 않다면 미국을 (미사일로) 위협할 수 없다”면서 “정보 당국은 어떤 국가들로부터 북한이 UDMH를 받는지, 비축량이 얼마나 되는지 등을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에 UDMH를 공급하는 국가로 중국을 지목하기도 했다.
영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의 미사일 전문가 마이클 엘리먼 선임 연구원은 지난달 “그 어떤 나라도 북한처럼 짧은 시간 내에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을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로 발전시킨 사례가 없다”면서 “북한이 해외에서 신형 액체연료 로켓엔진을 수입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북한이 선전매체를 통해 공개한 ‘화성-12형’ IRBM과 ‘화성-14형’ ICBM의 발사 장면을 분석한 결과 여기에 장착한 액체연료 로켓엔진이 구소련제 ‘RD-250’ 계열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엘리먼 연구원은 이 액체연료 로켓엔진 제조사는 우크라이나 드니프로에 있는 ‘유즈마슈’로 구소련 때부터 2014년까지 해당 로켓엔진을 제조해 러시아에 납품했다고 설명했다. 러시아나 우크라이나로부터 UDMH가 들어왔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일각에서는 이미 북한이 이 물질을 자체 제조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UDMH에 관한 저서를 집필한 에크하르트 슈미트는 NYT에 “만약 중국이나 러시아로부터 공급이 끊긴 상태라면 북한이 UDMH의 생산 방법을 배웠을 것이라게 나의 판단”이라고 말했다. 반면 미국의 핵 전문가인 제프리 루이스 미들베리 국제연구소 동아시아 비확산 프로그램 국장은 “UDMH를 생산하는 나라는 미국, 러시아, 중국밖에 없는데 북한이 대량 생산ㆍ정제 능력을 갖췄는지 의구심이 든다”고 전했다.
미 정부, 북한 미사일 액체 연료 중ㆍ러서 제공 의심
공급 끊긴 상태라면 자체 제조능력 갖췄을수도
폭발ㆍ오염성 강한데 미사일 옆에서 김정은 담배 피우기도
이런 위험에도 불고하고 지난 7월 4일 북한이 화성-14형 발사했을 당시 김정은 위원장이 이동형 미사일 발사대(TEL) 근처에서 담배를 피우는 모습이 공개돼 전문가들을 의아하게 만들었다. 외교안보 전문 잡지인 ‘더 디플로맷(The Diplomat)’의 앤킷 팬더가 이 장면을 트위터에 올리자 “주유구 옆에서 담배를 피우는 격”이라는 지적들이 나왔다.
문병주 기자 moon.byungjo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