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지난 14일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 내년 1월 개항을 앞두고 운영 점검이 공개적으로 이뤄졌다. 출국장에 설치된 원형 모형의 새 전신검색대에 가상의 승객이 들어섰다. 두 손을 위로 올리자 검색 요원의 모니터에 아바타 형식의 신체 윤곽 이미지가 3초가량 떴다가 사라졌다. 검색 요원은 모니터에 띄워진 아바타 이미지를 보고 옷 안에 테러 위험물질이 숨겨져 있는지를 판별했다.
내년 1월 개항 인천 2터미널 이어
모든 공항에 순차적으로 설치
기존 검색대 ‘알몸 투시’ 논란 없고
초음파 사용해 유해성 우려 덜어
국내에서 전신검색대는 2010년 10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인천·김포·제주·김해공항에 처음 도입됐다. 도입 이전부터 신체 유형이 노출된다는 게 알려져 사생활 침해 우려가 제기됐다. 더욱이 방사선(X선)을 방출해 유해성 논란도 일었다. 이에 따라 국가인권위원회가 전신검색대를 운영하지 말라고 권고했다. 그러나 당시 국토해양부는 미국·영국·호주 등 주요 공항에서 전신검색대가 운영되고 있다며 도입을 밀어붙였다.
기존 전신검색대는 1차 검색에서 이상이 발견된 승객(전체 승객의 5%)에만 적용했다. 그럼에도 크고 작은 논란이 일었다. 더욱이 여자 승객 검색 비율이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이 나왔다. 2010년 10월부터 2011년 7월까지 김포공항에서 전신검색대 검색을 받은 여성 승객은 1936명으로 남성(205명) 검색 대상의 9배가 넘었다. 또한 부산 김해공항에선 전신검색대 운용 요원에 성범죄 전력자 3명을 배치해 문제가 됐다.
전신검색대는 해외에서 더 논란이 컸다. 영국 히스로 공항에서는 2010년 검색대 운용 요원이 검색대를 통과한 여자 동료의 이미지를 찍었다가 성희롱 혐의로 공항 경찰로부터 경고를 받았다. 사생활 침해와 건강 유해성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자 미국 교통안전국(TSA)은 2013년 5월 각 공항에서 운용 중이던 X선 방식의 전신검색대 250대를 모두 철거했다.
이종규 인천공항공사 보안검색팀장은 “인천공항에서 테스트 중인 신형 전신검색대는 기존 전신검색대의 단점을 모두 보완한 제품이어서 사생활 침해 등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공사에 따르면 과거 문제가 된 전신검색대는 X선을 몸 전체에 쏘는 방식이었다. 신체 부위 노출과 방사선 노출 등의 우려가 있었다.
하지만 새 전신검색대는 초음파를 쏴 반사되는 굴곡으로 이상 물질을 감지한다. 모니터에 나타나는 가상의 아바타(신체 형태 모양 불변)에는 감지된 물품의 위치만을 표시하게 되고 기록도 남지 않는다. 초음파에 따른 유해파는 스마트폰의 1만분의 1 수준이라고 공사 측은 설명했다. 인천공항의 경우 제1터미널에도 새 전신검색대가 2018년부터 순차적으로 도입돼 기존의 검색대를 대체하게 된다.
새 전신검색대는 전체 모양이 원형이어서 원형검색대라고 불린다. 미국 엘스리가 만들었다. 대당 가격은 약 2억5000만원이다. 기존 전신검색대는 미국 래피스캔이 제작한 시큐어1000 제품으로 대당 가격이 3억원가량이었다.
미국의 경우 2013년 5월 기존 X선 방식의 전신검색대를 철거한 이후 초음파를 쏘는 검색대로 대체해왔다. 일본은 2020년 도쿄 올림픽 전까지 모든 공항에 인천공항의 새 전신검색대와 같은 방식의 검색대를 설치할 예정이다.
함종선 기자 jsham@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