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메일 인터뷰로 미리 만난 허위츠는 영화감독 데이미언 셔젤(32)과 자신을 일컬어 “꿈을 이룬 몽상가들”이라고 표현했다. 두 사람은 셔젤의 데뷔작 ‘공원 벤치의 가이와 매들린’부터 ‘위플래쉬’ ‘라라랜드’까지 남다른 궁합을 자랑하는 사이다. 허위츠는 “처음 ‘라라랜드’를 만들고자 마음먹었을 때 ‘쉘부르의 우산’이나 ‘로슈포르의 연인들’ 같은 명화를 보며 언젠가 우리도 스크린을 통해 이야기를 보여주고 음악을 들려줄 수 있길 소망했다”며 “이제는 우리가 작업한 영화들을 통해 사람들이 재즈를 찾아 듣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라라랜드’의 음악감독 허위츠
내달 잠실서 OST 라이브 콘서트
“영화 만들며 재즈의 마법에 빠져
EDM 등 새 스타일 음악 선보일 것”
마법 같은 순간을 경험한 이후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음악을 만드는 데 골몰했다. 그는 “우리 둘 다 초기 아이디어를 내거나 방향을 잡을 때 시간이 굉장히 오래 걸리는 편”이라고 털어놨다. 허위츠는 피아노 앞, 셔젤은 노트북 앞에서 서로 공감하는 멜로디가 탄생할 때까지 토론을 거듭하는 방식으로 작업을 진행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두 사람이 트럼펫·드럼·피아노를 적극 활용한 영화를 만들어온 탓에 팬들 사이에서는 “다음 영화는 콘트라베이스”라는 소문도 돌았다. 이에 대해 허위츠는 “당분간 재즈 영화를 만들기는 힘들 것 같다”며 “이제껏 해왔던 음악과 전혀 다른 스타일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두 사람은 달에 첫발을 디딘 닐 암스트롱의 전기를 다룬 ‘퍼스트 맨’을 내년 개봉할 차기작으로 준비 중이다. 허위츠는 “이전 작품처럼 꿈을 꾸며, 그를 위해 치러야할 대가와 희생에 관한 이야기”라며 “EDM 등 새로운 시도를 많이 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그는 “지난 6월 한국에서 선보인 ‘라라랜드 인 콘서트’와는 전혀 다른 공연이 될 것”이라고 장담했다. 해당 공연은 첫 월드투어의 기대감과 달리 오리지널 연주자들이 빠진 현지 단원들의 미숙한 진행으로 원성을 샀다. “이번엔 실제 OST를 연주한 피아노·트럼펫·베이스·드럼·색소폰·기타 연주자가 모두 함께 내한할 예정”이라며 “국내외에서 호평받고 있는 디토 오케스트라와 협연도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민경원 기자 storym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