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유통시장 내 갑질은 이제 사라질 수밖에 없다. 모바일의 생활화가 ‘갑질 ’을 더는 허용하지 않을 것이다. 게다가 온라인을 통한 해외 직구가 늘어나고 있는 지금, 만약 아마존 같은 글로벌 온라인 유통사나 선진 대형 유통할인점이 국내에 진출하게 된다면 과연 국내 유통업계가 시장경쟁력의 우위를 지속 점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존재한다. 최근 이케아 광명 1호점의 성공적인 국내시장 진출은 해외 유통업체들의 국내 재진입을 확대하는 동기가 되고 있다. 더욱이 최근 4차 산업혁명과 이에 기반을 두는 소비 트랜드는 스마트쇼핑의 등장, 그리고 유통과 물류의 통합 등으로 유통산업 전반에 혁신적인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유통업 발전해야 제조업도 성장
분업·공생이 갑질 막는 해법
대형업체, 공생 플랫폼 만들어
중소기업과 수평적 분업 필요
그런 점에서 대형 유통업체와 중소상인과의 프랜차이즈형 수직적 분업을 공생 정책으로 제안한다. 대형 유통기업은 제품을 공급하고 중소상인이 파는 것이다. 필요에 따라 유연하고 다양한 전략적 분업이 가능하다. 대형 유통업체의 대형 복합쇼핑몰에 대한 투자도 완전히 규제해서는 안된다. 소비자의 선택적 편의성, 협력한 입점 중소기업과 상인의 이익보호 그리고 골목상권의 보호란 다양한 관점에서의 정책적 고려가 필요하다. 인터넷과 모바일을 통한 온라인 거래가 성행하는 유통 시장의 현실을 고려해 볼 때, 어떤 상품을 구성함으로써 지역상권과의 차별성을 둘 것인지, 타 지역에서 쇼핑하러 온 고객들을 골목상권으로 유도할 수 있는 방안은 없는지 다양한 연구검토가 이루어져야 한다. 동시에 한국 유통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유지하고 이를 통해 국내 유통시장을 지킨다는 산업정책적 필요성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왜 선진국에서는 갑질이나, 소상공인들과의 갈증이 크게 이슈화 되지 않는 것일까. 그들 시장도 대형 유통기업들이 독과점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해답은 함께 살자는 분업 공생의 기업문화와 사회철학이 존재하고 실천되기 때문이다. 분업과 공생 협력도 홍보용이 아닌 기업 임직원 전체의 의사 결정과 인사정책 안에 실천되어야 한다. 분업 공생을 위한 원칙, 표준계약과 실천가이드라인 그리고 협력 중소기업들과 다양한 협력지원을 지원하는 정부의 세제 등 당근정책 등도 함께 병행되어야 한다. 국회와 정부의 정책이 일관적 방향성을 갖고 규제와 법안으로 제시될 때 대기업도 중소기업도 준비된 분업공생 전략을 실천하게 될 것이고 이는 혁신 경쟁력을 근간으로 하는 건전한 유통문화로 정착될 것이다. 유통은 경제의 핏줄과도 같다. 정맥과 동맥 그리고 실핏줄 모두가 나름대로의 기능을 갖고 분업하며 서로 공생할 때 인간이 최고의 에너지를 낼 수 있듯이 분업을 통한 공생이 유통 경쟁력을 최적화 하는 해법이다.
김익성 동덕여대 교수·한국유통학회 유통포럼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