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한·미 FTA 폐기 언급은 성급하고 우려할만한 일”

중앙일보

입력 2017.09.15 01:25

수정 2017.09.15 0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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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청와대에서 폴라 핸콕스 CNN 특파원과 인터뷰를 마친 뒤 평창 겨울올림픽 마스코트를 선물하는 문재인 대통령. [사진 청와대=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14일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트위터에 한국의 대북 정책을 비판하는 글을 올린 데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말하고 싶었던 것은 북한의 핵 도발에 대해 미국과 한국은 물론이고, 중국과 러시아까지도 다 단호하게 경계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한·미는) 큰 방향에 대해서는 완전히 일치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엔 총회 참석을 위해 18~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을 방문하는 문 대통령은 이날 CNN과의 인터뷰에서 “(대북 문제에서 양국 간) 입장의 차이가 크게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이같이 말했다.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배치에 대한 중국의 보복을 두곤 “중국이 당 대회를 앞두고 있는 현 상황에서 사드 문제에 대한 관심을 바꾸는 데에는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이해를 한다”며 “차근차근 길게 내다보면서 중국과의 관계를 복원해 가겠다”고 했다.

뉴욕 방문 앞두고 CNN 인터뷰
흥남철수 빅토리호 선장 안장된
세인트폴 수도원 신부 간담회 초청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폐기”를 언급한 데 대해선 “미리부터 부정적인 평가를 한다거나 ‘폐기’를 얘기하는 것은 성급한 일이고 우려할 만한 일”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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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은 뉴욕에서 흥남철수작전의 주인공들과 인연을 이어간다. 13일(현지시간) 뉴저지주 뉴턴에 있는 세인트폴 수도원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방미 첫날 맨해튼에서 열리는 동포간담회에서 이 수도원의 사무엘 김 주임신부 등 10여 명을 초청한다. 수도원은 1950년 흥남부두에서 피란민 1만4000여 명을 거제까지 실어나른 매러디스 빅토리호의 레너드 라루 선장이 안장된 곳이다. 라루 선장은 54년 수도사의 삶을 살기로 한 뒤 2001년 사망할 때까지 이 수도원에서 평생을 보냈다.
 
지난 6월 워싱턴을 방문했을 때도 문 대통령은 장진호 전투 참전용사와 빅토리호 선원들을 만났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빅토리호에 올랐던 젊은 부부가 남쪽으로 내려가 새 삶을 찾고, 그 아이가 대한민국 대통령이 돼 이곳에 왔다”고 했다.


수도원과 한국의 인연은 또 있다. 라루 선장이 숨진 해 경북 왜관 수도원이 재정난으로 폐쇄 위기에 빠진 세인트폴 수도원을 맡아 되살렸다. 현재 수도사 12명 중 9명이 한국인이다. 수도원은 라루 선장 묘 주변에 ‘한국 정원’을 조성 중이며 기념관도 계획하고 있다. 문 대통령 부부 명의로 선장을 추모하는 나무를 헌정하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뉴욕=심재우 특파원, 허진·서한서 기자 jwshim@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