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6개월…육영수 생가 방문객 반토막

중앙일보

입력 2017.09.12 10:54

수정 2017.09.12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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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옥천군 옥천읍 교동리 육영수 생가. [중앙포토]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당한 지 6개월을 맞은 가운데 충북 옥천군 육영수 여사 생가를 방문하는 관람객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옥천군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의 탄핵 6개월째인 지난 10일 기준 올해 옥천읍 교동리 육영수 여사 생가 방문객 수는 5만6413명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12만1992명이 방문한 것에 비해 절반 이상 줄어든 수치다.

국정농단 여파로 관람객 급감 하루 관람객 100여명 안팎

육 여사 생가 주변은 ‘향수’의 시인 정지용 생가와 문학관, 사마소, 향교 등 문화유산이 많아 한해 20만명이 찾는 옥천군의 대표 관광지다. 2014년 20만9297명, 2015년 19만4077명이 육 여사 생가를 찾았다. 18대 대통령 선거가 있던 2013년에는 박근혜 지지자 등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역대 최고인 37만5000명이 다녀간 적도 있다.

육영수 생가를 관람하고 있는 방문객. [중앙포토]

 
하지만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여파로 이 생가를 찾는 발길이 뜸해지고 있다.옥천군은 지난해 방문객 수가 16만7772명으로 감소한 데 이어 올해 역시 급감할 것으로 보고 있다. 육영수 생가 관리인은 “주말마다 전국서 몰려드는 관광버스로 대문 앞이 혼잡을 빚었지만, 지금은 평일 100여 명 안팎이 생가를 찾는다”며 “예전처럼 마당에 서서 사진을 찍거나 방명록에 기록을 남기려고 긴 줄을 서는 모습도 찾아볼 수 없다”고 말했다.
 
육 여사 생가는 조선 후기 지어진 99칸의 전통 한옥이다. 박정희 전 대통령과 결혼하기 전까지 육 여사는 유년시절을 이곳에서 보냈다. 옥천군은 낡아 허물어진 이 집을 2011년 37억5000만원을 들여 복원했다. 

육영수 생가를 방문한 관람객이 육 여사 사진을 만지고 있다. [중앙포토]

 
방문객이 줄어들면서 가을이면 이 집 마당에서 열리던 부채춤 공연과 다도·서예 등 전통문화체험도 중단됐다. 한봉수 교동리 이장은 “박 전 대통령 덕에 호황을 누렸던 마을이 탄핵 여파로 활기를 잃었다”며 “박 대통령이 잘못한 것은 맞지만 불똥이 육 여사에게 번져 안타깝다”고 말했다.
 
옥천군은 생가 주변의 침체된 상권을 되살리기 위해 최근 전통문화체험관 건립에 나서고 있다. 생가 인근 1만3000㎡에 들어서는 체험관은 서예·다도·전통음식·예절 등을 배우고 체험하는 곳이다.


옥천=최종권 기자 choig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