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성윤은 11일 J리그 사무국과 미디어, 축구팬들이 함께 뽑은 올 시즌 25라운드 베스트 일레븐에 골키퍼 부문 선정자로 이름을 올렸다. 하루 전 열린 주빌로 이와타와 홈 경기에서 잇단 선방쇼를 선보이며 팀을 실점 위기에서 구해내 2-1 승리를 이끈 공로를 인정받았다.
주빌로 이와타전 신들린 선방쇼
삿포로, 16년 만에 J1리그 2연승
상대팀 주빌로 이와타에겐 뼈아픈 패배였다. 지난달 9일 이후 4경기 무패(2승2무) 행진을 이어가며 상승세를 타는 중이었지만, 올 시즌 2부리그에서 승격한 삿포로에게 덜미를 잡혀 선두권 추격에 제동이 걸렸다. 원정경기에 유독 강한 주빌로 이와타가 올 시즌 정규리그 어웨이에서 패배한 건 지난 4월8일 요코하마 마리노스전(1-2) 이후 5개월 만이다.
구성윤은 올 시즌 J리그에서 활약 중인 국가대표급 한국인 골키퍼들 중에서 가장 어리다. 하지만 권순태(가시마 앤틀러스), 정성룡(가와사키 프론탈레), 김승규(비셀 고베), 김진현(세레소 오사카) 등 경험 많은 선배들과 당당히 경쟁하고 있다. 소속팀 삿포로가 올 시즌 2부리그에서 승격한 팀이라 전력이 가장 약해 순위는 낮고 경기당 실점률은 높지만 동료 수비진을 이끌고 고군분투 중이다.
홈팬들의 믿음은 절대적이다. 삿포로 팬들은 지난달 13일 열린 반포레 고후(1-1무)와의 경기에서 구성윤을 위한 대형 플래카드를 펼쳐보이며 응원했다. 한국어로 '성윤 우리를 구해줘 삿포로를 살려줘!'라는 글귀를 담아 1부리그 잔류를 위해 최선을 다해 달라는 바람을 표현했다. 구성윤은 자신의 SNS 계정에 이 사진을 게재하고 "감사합니다. 우리 팀을 지킬 수 있도록 더 노력하겠습니다. 앞으로도 뜨거운 응원 부탁드립니다!"라고 적어 화답했다.
구성윤은 정성룡으로 대표되는 1985년생 안팎 선수들, 김승규로 대표되는 1989년생 안팎 선수들의 뒤를 이을 축구대표팀 차세대 수문장 후보군 중 선두 주자로 평가받는다. 지난해 신태용 감독이 이끈 리우올림픽 본선에서 주전 수문장으로 16강행을 이끌기도 했다. 구성윤이 올 시즌에 선보인 경기력을 꾸준히 유지할 경우 조만간 A대표팀 수문장으로 테스트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