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중부 앨리스 스프링스에 사는 중학생 제스로·제트·제이크는 지난해 ‘JJJ 훈련소(Boot Camp)’라는 이름의 유료 운동 프로그램을 열었다. 인근 학교의 교사들이 소정의 참가료를 내고 함께 스포츠를 매개로 친목을 다지는 프로그램이었다. 사업 밑천은 60호주달러(약 5만3000원)로, 전단지를 만들어 프로그램을 홍보하는 데 쓰였다. 거둬들인 참가료는 300호주달러였다.
학생들은 “우리도 마음만 먹으면 사업을 할 수 있다는 걸 배웠다”며 “직접 사업을 해 보니 매출이나 영업이익 같은 회계 용어도 쉽게 배우게 됐다”고 말했다.
단돈 20달러로 사업을 경험해 보게 하는 호주의 ‘20달러 보스 프로그램’에서 나온 사례다. 호주의 비영리 교육단체 ‘FYA(the Foundation for Young Austrailians·호주청년재단)’가 2014년 시작한 이 프로그램엔 지난해에만 236곳의 학교에서 1만186명의 학생이 참여했다. 내용은 단순하다. 학생들에게 사업 밑천으로 쓸 20달러를 나눠준다. 그리고 기업 운영에 대한 기본 개념을 가르친다.
푼돈으로 무슨 창업이 가능할까 싶지만 다양한 아이디어가 나왔다. 어떤 아이들은 동네 목장에서 나오는 분뇨를 비닐 봉지에 담아 원예용 거름으로 팔았다. 또 다른 아이들은 학교 한 편에 카페를 열어 과자와 차를 팔았다. 매듭 염색 기법을 배워 양말과 티셔츠를 만든 아이들도 있었다.
20달러 보스 프로그램에 참여한 아이들의 91%는 ‘나도 사업을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을 배웠다’고, 98%는 ‘기업이 어떻게 사회에 좋은 영향을 미치는지 알게 됐다’고 답했다.
프로젝트형 교육이 성행하는 또 다른 나라는 미국이다. 코딩 교육을 가장 공격적으로 도입하고 있는 나라 중 하나인 미국에선 최근 3차원(3D) 프린터를 활용한 수업이 인기다. 아이들은 어떤 물건의 원리를 배운 뒤 직접 그 물건을 컴퓨터 프로그래밍으로 설계하고, 이를 3D 프린터로 뽑아내 제대로 작동하는지까지 확인하는 것이다.
프로젝트형 교육에서 가장 강조하는 역량 중 하나가 협동심이다. 치열한 입시 경쟁 속에서 친구들을 넘어서야 할 대상으로 가르치는 한국 교육이 가장 취약하다고 지적받는 부분이다.
이민화 KAIST 교수는 “기계는 인간처럼 자신의 의도를 설명하고 상대방의 협력을 이끌어 내지 못한다”며 “창조적 생산을 위해 협력하는 역량을 가진 인재가 미래엔 각광받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