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주민토론회에서는 강서지역 특수학교 설립에 찬성하는 장애인 학생 부모 및 주민 측과 이에 반대하는 주민들이 참석했다.
찬성 측 발언자로 나선 이은자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서울지부 부대표는 "우리 아이들도 공부할 권리가 있다. 장애가 있든 없든 학교는 가야 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이어지는 반대 측의 야유에 "여러분들이 욕을 하시면 욕 듣겠습니다. 지나가다가 때리셔도 맞겠습니다. 그런데 학교는 절대 포기할 수 없습니다"라며 절박한 심정을 드러냈다.
강서구 특수학교 설립 반대 비상대책위원회 소속 권영욱씨는 "강서구에는 허준박물관, 허준거리, 한의사협회가 있다. 지역 특성상 지역에 맞는 국립한방의료원이 공진초등학교 부지에 설립돼야 한다는 것을 주장하는 것"이라 말했다.
강서구 가양동의 옛 공진초등학교 부지에 서진학교(특수학교) 설립이 예정돼 있지만, 이 부지에 국립한방의료원을 세워야 한다는 강서지역 주민의 반발로 설립이 지연되고 있다.
양 측의 입장이 좁혀지지 않자 한 주민이 일어나 "학교를 지을 수 있도록 무릎이라도 꿇겠다"며 반대 측 주민들 앞에 무릎을 꿇었다. 이어 수십명의 장애 학생 부모들도 앞으로 나와 같이 무릎을 꿇었다.
반대 측 주민들은 "쇼 하지 마라"라며 이들을 비난했다.
결국 주민토론회는 찬반 이견을 좁히지 못한 채 끝이 났다.
2017년 4월 기준 서울시에 거주하는 특수교육 대상자의 수는 1만 2804명이다. 반면 서울시의 특수학교(29개소)에 다니는 학생의 수는 4457명이다. 서울의 특수학교는 특수교육 대상자의 절반도 수용하지 못하고 있다.
강서구에는 서울 25개 자치구 중 가장 많은 특수교육 대상자가 거주하고 있지만, 강서구에 소재한 특수학교는 교남학교 1곳 뿐이다. 이에 서울시 교육청은 강서구와 서초구, 동부 지역 등 세 군데에 특수학교 설립을 추진했지만 일부 지역 주민들이 '집값 하락' 등의 이유로 반대하고 있어 설립이 무산되고 있다.
여현구 인턴기자 yeo.hyungo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