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학] 논문 질 최고 중앙대, '기온과 홈런왕' 따진 전남대

중앙일보

입력 2017.09.06 06:00

수정 2017.09.06 09:16

SNS로 공유하기
페이스북
트위터
2017 중앙일보 대학평가 <상> 이공계 학과평가 - 통계학
 

지난달 23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프로야구 경기의 한 장면. 올해 통계학과평가에서 '상'에 오른 전남대 통계학과 학생들은 날씨 데이터와 프로야구 경기 기록을 분석해 선수별 경기력 향상 방안까지 내놨다. [중앙포토]

 
날씨가 야구 선수들의 기록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까.
 
전남대 통계학과 전성현(26)씨는 친구 3명과 함께 날씨 데이터와 프로야구 경기 기록을 분석했다. 그 결과 날씨에 따른 선수들의 기록 변화와 특정 날씨에 영향을 크게 받는 선수까지 찾아냈다. 이를 통해 선수별 경기력 향상 방안도 내놨다.

34개 학과 중 중앙대 등 3곳 '최상'
동국대, 수업서 한은 데이터 활용
인하대, 타 학문과 연계 전공 운영
서울대, 당뇨병 유전자 연구 참여

전씨 팀은 이와 같은 ‘날씨에 따른 스포츠 경기 특성 분석’ 연구로 기상청이 연 ‘2015 날씨 빅데이터 콘테스트’에서 최우수상을 받았다. 전씨는 “수업에서 자신이 관심 있는 분야를 연구하고 발표할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어 학생들이 새로운 분야에 대한 호기심이 크다”며 “감독·배우의 흥행 실적, 블로그·기사 수 등을 분석해 영화의 관객 수를 예측하거나 구매 데이터를 이용해 대형 마트의 소비 패턴을 연구하기도 했었다”고 말했다.
 

※등급 내 대학 순서는 가나다 순.

 
2017 중앙일보 대학평가 통계학과 평가에서는 이처럼 실용적인 통계 전문가를 양성해내는 대학들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34개 대학 통계학과를 대상으로 평가한 결과 동국대(서울)·서울대·중앙대 등 3개 학과가 ‘최상’으로 평가됐다. 고려대(안암)·연세대(서울)·이화여대·전남대·제주대 등 5개 학과는 ‘상’에 올랐다.
이공계 학과평가 지표는?
 
상위권에 오른 학과들은 여러 학문 분야와 융합을 시도하는 경우가 많았다. 동국대(서울) 통계학과 학생들은 수업에서 한국은행·식약처 등 정부기관에서 공개한 빅데이터를 분석해 일정한 성향을 보이는 사회 문제를 해석해낸다. 또 SNS 빈도어를 분석해 패턴을 밝혀내기도 한다.
 
동국대(서울) 통계학과 학생들이 수업 시간에 과제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 동국대]
동국대(서울) 통계학과 학생들이 수업 시간에 과제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 동국대]
주용성 동국대 통계학과장은 “카드사·증권사와 기업별 마케팅 부서 등에서 통계학도를 필요로 한다”며 “교재에 나온 자료보다는 현재 산업 현장의 빅데이터를 활용해 수업을 진행한다”고 말했다. 동국대 통계학과는 취업률(88%)이 평가 대학 중 둘째로 높았다.



학생들이 아예 다른 학문과 연계한 통계 교육을 받는 곳도 있다. 취업률이 세번째로 높은 인하대 통계학과는 학생들이 경영학과·컴퓨터공학과 등 5개 학과에 개설된 특정 수업을 들으면 졸업할 때 금융분석·정보분석·빅데이터분석 같은 연계전공 학위를 추가로 받을 수 있다.
 
김진경 인하대 통계학과장은 “학생들이 다양한 분야로 나아가도록 융합 학문을 만든 것”이라고 말했다.
  
교수들의 연구에서도 타 학문과의 융합이 눈에 띈다. 박태성 서울대 통계학과 교수팀은 미국 국립보건원(NIH) 등 22개국과 공동연구를 펼쳐 지난해 당뇨병 유전자 16개를 발견했다. 5개 인종 12만 명의 유전자 빅데이터를 분석하는 작업이었다.
 
박 교수는 생물 유전 정보를 빠른 속도로 분석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 올해 1월 미래창조과학부·한국연구재단가 선정하는 ‘이달의 과학기술인상’을 받기도 했다. 서울대 통계학과는 교수 한 명이 기업이나 정부기관 등에서 지원받는 연구비(2억1393만원)도 둘째로 높았다.
 

박태성 서울대 통계학과 교수(오른쪽)가 학생들과 함께 연구 성과를 살펴보고 있다. [박태성 교수]

 
교수 한 명에게 학교가 지원하는 연구비는 영남대 통계학과(1056만원)가 가장 많았다. 이 학과의 이경섭 교수는 2015년 통계를 금융업에 접목해 확률 과정을 이용한 금융 자료 분석 연구를 진행했다.
 

통계를 금융업에 접목한 이경섭 영남대 통계학과 교수. [사진 영남대]

 
'최상'에 오른 중앙대 응용통계학과는 교수들이 쓴 논문 한 편당 다른 연구자가 인용한 횟수가 평가 대학 중 가장 많았다. 학교에서 교수 한 명당 지원하는 연구비(826만원)는 여섯째였다.
 

중앙대 응용통계학과는 교수들이 쓴 논문의 피인용횟수가 최다였다. [사진 중앙대]

 
최근 이 학과 김삼용 교수팀은 한국전력거래소의 지원을 받아 ‘기상예보 및 실적을 활용한 태양광 발전량 예측방안’을 연구하는 등 관련 분야도 넓혀 나가고 있다.
 
2017 대학평가 이공계 학과별 기사

배너를 클릭하시면 중앙일보 대학평가 기사를 더 보실 수 있습니다.

 
◆대학평가팀=남윤서(팀장)·조한대·백민경 기자, 김정아·남지혜·이유진 연구원 nam.yoonseo1@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