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는 핵무기가 폭발력 등급에 따라 가장 기본적인 내폭(implosion) 원자탄에서부터 증폭(boosted) 원자탄, 다층(layered) 원자탄, 수소탄 등 4가지로 분류된다며 “북한의 핵무기 설계가 현재 2단계에 있다는 전문가들도 있고 3단계에 진입한 것으로 보는 전문가들도 있다”고 전했다.
미국과 옛 소련의 초기 핵무기 시험을 기준으로 가장 기본적인 내폭 원자탄의 폭발력(히로시마 투하 원자탄)을 1로 봤을 때 2단계의 폭발력은 그 3배, 3단계는 25배, 4단계 수소탄은 1000배에 이르며 “북한이 이른 시일에 ‘진정한’ 수소탄 개발에 성공할 것 같지는 않지만, 그 방향으로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고 전했다.
수소탄은 원자탄을 기폭장치로 이용한다. 우라늄이나 플루토늄이 1차로 핵분열을 해 고온ㆍ고압의 조건을 만들면 2차로 중수소ㆍ3중수소 등 물질들이 반응하면서 핵융합이 이뤄진다. 원자탄이 핵이 쪼개지는 것이라면 수소탄은 핵들끼리 합쳐진다. 두 개의 핵이 합친 뒤의 무게는 그 이전 개개의 무게 합보다 가벼워진다. 그 차이만큼 에너지가 발생한다. 이게 수소탄의 원리다. 수소탄은 ‘열핵폭탄’ 또는 ‘핵융합 폭탄’이라고도 부른다.
수소탄은 원자탄보다 훨씬 강력하다. 기본적으로 원자탄의 파괴력이 ㏏(킬로톤ㆍ1㏏=TNT 1000t) 단위라면 수소탄은 이보다 더 센 Mt(메가톤ㆍ1Mt=TNT 100만t) 단위다.
노르웨이지진연구소(NORSAR)는 북한의 제6차 핵실험이 전 세계적인 충격파를 던지긴 했지만, 북한의 주장대로 진짜 수소탄인지는 아직 알 수 없다고 말했다고 NYT는 전했다.
연구소는 “일반적으로 폭발력이 커지는 만큼 북한의 수소탄 주장의 신뢰도는 올라간다고 말할 수 있으나, 앞으로 수주 사이에 지하 핵시험장에서 새 나오는 방사능 물질과 같은 다른 증거를 입수해야 핵무기 종류를 확증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제6차 핵 시험의 폭발력이 5차 때의 4~16배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핵 시험 폭발력을 늘리는 방법은 여러 가지 있기 때문에” 외부 전문가들이 분석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NYT는 전했다.
군사 전문매체 제인스 디펜스 위클리(JDW)도 로버트 켈리 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국장의 말을 인용해 이번 핵 시험으로 인한 지진 규모로 미뤄 폭발력이 50~100kt이거나 이보다 더 클 수 있지만, 이런 정도의 지진은 “핵폭탄의 설계에 관해 아무 것도 증명해주지 못한다”고 전했다.
켈리 전 국장은 “지하 핵 시험에서 100kt 정도의 폭발력은 증폭 원자탄이 아닌 단순 분열탄으로도 손쉽게 만들어낼 수 있는 만큼, 이번 것이 (폭발력 만으로) 열핵탄(수소탄)이라고 결론 내리기는 이르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시험에 앞서 실물 같은 수소탄 모형 사진을 공개한 뒤 큰 폭발력을 과시하는 방식을 사용한 것이 수소탄 설계를 완성한 것처럼 외부 세계가 ‘억측(rampant speculation)’토록 만들 의도였다면 대체로 성공한 셈”이지만 “열핵탄 제조 성공 여부는 지하 시험장에서 나온 방사능 시료 분석을 통해서만 확인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북한은 지난해 1월 4차 핵실험 때 수소탄을 터뜨렸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정부는 폭발력(6㏏)이 약했다는 이유에서 수소탄의 전 단계인 증폭 핵분열탄이라고 평가했다. 군 관계자는 “수소탄과 증폭 핵분열탄의 경계는 보통 50kt을 기준으로 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6차 핵실험의 위력은 최소 50kt로 나타났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