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제재 해제, 평화협정” 조건 제시
미 “실험 멈춰야 대화” 접점 못찾아
이 당국자는 “미국 측에서는 토머스 피커링 전 유엔주재 대사와 로버트 아인혼 전 미국 국무부 비확산·군축 담당 특보를 비롯해 싱크탱크 전문가들이 참석했다”며 “회의를 마치고 북한의 입장을 미국 정부에 전달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 국장은 회의 시작과 동시에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당당한 핵보유국”이라며 “남들이 인정을 하건 그렇지 않건 간에 이는 객관적 사실”이라고 주장했다고 한다.
당시 북한이 제시한 조건은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 철회, 대북제재 해제, 북·미 간 평화협정 체결 등이었다. 이를 받아들인다면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실험을 중단하겠다는 뜻을 펼쳤다고 한다. 다른 당국자는 “북한이 핵이나 미사일 개발이 아니라 실험을 중단하겠다고 한 점이 이전과 다르다”며 “이전에는 비핵화나 동결을 할 경우 경제 지원이나 대화, 협상 등을 꺼냈는데 최근 핵과 미사일 제조 능력이 고도화됨에 따라 협상의 조건을 한층 높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 국장은 이 회의를 마치고 귀국하는 길에 중국 베이징에서 “트럼프 정권과 여건이 되면 대화할 것”이라는 말도 남겼다.
하지만 결국 “실험을 중단하면 대화할 수 있다”는 미국과 “정책을 전환하면 실험을 중단하겠다”는 북한 측의 주장이 접점을 찾지 못한 채 북한은 연거푸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에 나섰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