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는 2016년 처음 열렸고 올해도 서울과 부산에서 두 차례 열렸다. 5월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아레나광장엔 1500여 명, 8월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에는 1000여 명이 광장과 모래사장을 흰색으로 물들이는 장관을 연출했다. 행사를 위해 방한한 디네 앙 블랑 인터내셔널의 애머릭 파스키에, 샌디 사피 공동대표를 만났다.
‘디네 앙 블랑’ 이끄는 파스키에·사피
프랑스 궁정문화 재현 디너 파티
만찬 장소 비밀인 게릴라식 진행
서울 등 25개국 75개 도시서 열려
죽음·상복·특정 정치집단 상징 등
나라별 흰색 의미 달라 부담감도
- 흰색으로 차려 입는 이유는 뭔가.
- "디네 앙 블랑이 열린 첫 장소는 파리 외곽 불로뉴 숲이었다. 워낙 넓은데다 다른 사람도 많이 오는 곳이라 파티 참석자끼리 알아볼 수 있는 장치가 필요했다. 멀리서도 서로 잘 알아볼 수 있도록 눈에 띄는 흰색으로 드레스 코드를 정했다.”(애머릭)
- 미리 장소를 알려주지 않는 이유가 있나.
- "첫 파티가 열리고 4년 후 세느강 퐁데자르 다리에서 파티를 다시 열었다. 그런데 ‘공공장소에서 개인 파티를 열 수 없다’는 이유로 행사 허가를 받을 수 없었다. 어쩔 수 없이 파티 장소를 마지막까지 비밀에 부쳤다. 참가자들이 재미있어 했고 이는 디네 앙 블랑의 전통이 됐다.”(애머릭)
- 파리 행사가 불법이란 말인가.
- "지금은 그렇지 않지만 처음엔 그랬다. 게릴라처럼 모여 음식을 먹고 재빨리 헤어졌다. 행사 중간에 경찰이 와 다른 곳으로 이동한 적도 있다.”(애머릭)
- 국제적 행사로 확산되면서 어려운 점은.
- "나라별로 흰색에 대한 해석이 다르다는 점이 큰 장벽이다. 특정 정치적 집단을 의미한다든지, 죽음을 상징하기도 해 부담감을 느끼는 곳이 많다. 한국만 해도 흰색은 장례식에 입는 상복의 개념이 있더라.”(애머릭)
- 디네 앙 블랑의 규모는 얼마나 되나.
- "참가인원은 1년에 12만 명, 웨이팅 리스트는 그 다섯 배인 60만 명이다.”(샌디)
디네 앙 블랑에 참가하려면 호스트의 초청을 받아야 한다. 또 초청 대상은 지난 행사 참가자가 최우선이다. 초청을 못받았거나 처음 참가하는 사람은 홈페이지 대기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면 선착순으로 참가권을 준다. 참가비는 5만5000원(1인 기준). 음식값, 테이블·의자 대여비 등이 포함되지 않은 순수한 행사 참가비다.
- 가장 옷을 잘 입는 도시는 어디인가.
- "미국 뉴욕이다. 클래식에서부터 극단적인 스타일까지 실험적이고 과감한 패션을 보여준다.”(샌디)
- 한국 참가자들의 분위기는 어떤가.
- "사람들이 너무 잘 차려 입어 놀랐다. 흰색 옷에 부담감이 있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젊은 세대답게 개성 있는 옷차림이 많았다.”(샌디)
윤경희 기자 annie@joongang.co.kr